축구와 남북관계는? 굴곡의 역사

김현록 기자  |  2010.06.12 13:31


MBC '통일 전망대'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와 남북관계를 조명한다.

오는 14일 방송되는 특집 '통일 전망대'는 '남과 북의 그라운드'를 주제로 대결과 화해를 거듭한 60년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하는 축구 이야기를 전한다. 한국전쟁 60년과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10년을 맞는 올해는 남과 북이 사상 최초로 월드컵에 동반 진출해 의미를 더한다.

이들에 따르면 1950∼60년대, 한국전쟁 후 이념과 체제경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남과 북은 국제무대는 물론 축구장에서도 서로를 외면하기에 바빴다. 남한 축구팀은 1966년 월드컵을 앞두고 벌금을 내면서까지 불참했고, 북한 축구팀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직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의 8강 진출에 충격받은 한국 정부는 북한을 물리칠 강한 축구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중앙정보부가 주도한 양지팀은 박정희 대통령의 관심 속에 사상최초의 105일 유럽 전지훈련길에 오른다. 국가가 군대처럼 축구팀을 관리하던 치열한 대결의 시대, 양지팀은 한국 축구 발전의 모태가 됐다.



남북 축구팀은 1976년 방콕아시아 청소년대회 준결승전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 북한이 0대 1로 승리했는지만 남한 골키퍼가 부상으로 쓰러졌는데도 경기를 속행했다는 이유로 심판 판정에 대한 말들이 많았다. 당시 홍덕영(2005년 작고) 아시아 축구심판위원장이 북한 청소년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온 형을 만났다는 이유로 오해를 샀다. 혈육을 만났다는 이유로 이적행위를 의심받았던 것이다.

1978년 방콕 아시안 게임은 최초의 남북 축구 A매치였다. 남북은 공동우승을 차지한다. 하지만 시상대 위에서도 작은 전쟁이 벌어졌다. 북한 선수들은 시상대에 함께 선 남측 선수를 밀쳐냈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의 7.7선언 이후 남북 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들면서 축구계에도 변화가 시작된다. 1991년 세계청소년대회에 남북이 단일팀으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당시 단일팀의 공격수는 북한이 수비수는 남한이 맡았다. 이후 남북 화해의 훈풍이 불며 1990년 남북 통일축구대회를 위해 여자팀을 급조, 1999년의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 등이 이어진다.

지난 2006년에는 북한 국적의 재일동포 안영학이 남한의 프로팀에서 뛰는 상황에 이르렀다. 친선경기와 단일팀을 넘어서 대한민국 축구는 북한의 축구 꿈나무 양성을 지원하는 등 대결의 시대는 가고 함께 발전을 모색하는 중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긴장으로 치닫는 가운데 남북 선수들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동반 진출했다. 축구와 남북관계는 이번에도 어떤 모습으로 호응할지 '통일 전망대'가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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