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찾아온 월드컵의 계절, 한국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의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 한국팀의 승리가 기쁨보다 긴장감으로 다가오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극장가다. 2002년의 한일월드컵 광풍 속에 기대작들이 줄줄이 KO패를 당했던 국내 극장가는 7시간의 시차에 위안하면서도 월드컵의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극장가는 희비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7시간의 시차가 났던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경우 극장가에 끼친 영향력이 미비했다고 자신하던 극장가는 한국팀의 선전에 바짝 긴장을 했다. 관객이 가장 많은 토요일 저녁 한국팀의 경기가 열리면서 전체 관객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화관입장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경기 당일이었던 지난 12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46만 4849명으로 한 주 전 토요일인 5일의 69만 9440명에 비해 무려 20만명이 감소했다. 토요일 관객의 3분의 1 가까이가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극장가는 월드컵 바람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실속을 차리기도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극장가 신 풍속도로 자리잡은 극장 응원이 올해에도 위력을 발휘한 덕이다. 주말 저녁이었던 지난 12일 그리스전의 경우 중계 방송을 내보낸 극장 대부분이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사례를 이루며 변함없는 관심을 입증했다.
한국팀이 선전하며 2대0 승리를 거두자 그 여세가 17일 아르헨티나전 중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전과는 달리 사상 첫 월드컵 3D 극장 중계가 이뤄지는 아르헨티나전은 예매 개시와 동시에 거의 표가 팔렸다. 한국팀 승리 이후에는 표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CJ CGV 관계자는 "월드컵 극장 중계는 예매를 개시하자마자 표가 동나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월드컵에 맞물려 영화를 개봉하는 각 영화사들의 긴장감은 이와 차원이 다르다. 월드컵이 전 국민의 관심사이자 오락거리로 떠오르면 개별 영화에 쏠리는 관심은 그만큼 줄어들기 마련. 더욱이 전체 관객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중고와 싸워야 한다.
지난 12일 경기에서 한국이 그리스를 상대로 2대0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서 월드컵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는 높아진 TV 중계 시청률에서도 드러난다. 목요일인 17일의 아르헨티나전과 수요일인 23일 새벽 열리는 나이지리아전의 여파는 고스란히 그 주 개봉하는 신작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팀이 만약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또 다시 토요일 밤 11시 16강전이 열리게 된다. 현재 개봉중인 '방자전'은 물론이고 '포화속으로', '맨발의 꿈' 등 모든 신작을 바짝 긴장하게 하는 대목. 한국팀의 선전이 이어진다면 7월 개봉작들도 손을 놓고 볼 수 없게 된다.
상승세를 탄 우리 대표팀과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이 다가온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극장가는 한국팀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여부를 긴장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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