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0점 논란 영진위 vs 제작사 정면충돌..왜?

전형화 기자  |  2010.06.16 09:32

이창동 감독의 '시'가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마스터영화제작지원 사업 심사에서 0점을 받은 것과 관련해 영진위과 제작사가 정면충돌했다.

영진위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시'를 제작한 제작사나 이창동 감독에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시'에 관한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영진위가 선정 과정 경과를 해명하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사나 감독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억울한 피해자인 것처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진위는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시'가 영진위 마스터영화제작지원 사업 심사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0점을 주고 탈락시킨 데 대해 그동안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진위는 당시 '시'는 제출서류 요건인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로 제출했기 때문에 심사요건에 맞지 않았다고 해명해왔다. 하지만 '시' 제작사 나우필름측에서 당시 담당자에 문의한 결과 괜찮다고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더욱 확산됐다.

이에 대해 영진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로 제출했으며 문의를 해왔을 때도 담당자가 시나리오로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진위는 "추가 공모를 실시했을 때 '시' 역시 신청했으나 심사 당시 이미 촬영 중이어서 제작예정인 작품 기준에 맞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영진위는 "그럼에도 '시'의 작품성과 예술성 등을 고려해 영진위가 출자한 다양성투자조합과 중형투자조합을 통해 간접지원 방식으로 5억원의 투자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영진위는 "영진위가 '시'를 부당하게 평가했다거나 의도적으로 배격했다는 주장은 사실을 무시한 왜곡"이라며 "비록, ‘시’가 결과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한 작품임은 사실이나, 공평무사해야 할 영화진흥사업 시행에 있어 서류 결격이나 요건 미충족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었다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진위의 이 같은 주장에 '시' 제작사는 조목조목 해명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16일 스타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영진위가 사실을 왜곡하면서 이창동 감독과 제작사가 피해자인 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이준동 대표는 "영진위가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로 제출해 심사요건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데 애초 제출한 것은 트리트먼트가 아니라 다른 형태의 시나리오였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시'를 다룬 영화답게 다른 형태의 시나리오를 쓴 것일 뿐이다. 신 번호나 그런 것들이 없었을 뿐 대사도 모두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래도 혹시 싶어서 담당자에 문의했더니 괜찮다고 했다. 문제가 있다다고 했으면 고치는데 몇시간도 안걸리는 데 왜 안했겠냐"면서 "지금 사단이 생기니 말을 번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준동 대표는 "추가 응모를 했을 때 '시'가 이미 제작 중이어서 제작예정인 영화에 지원한다는 조건에 맞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 관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차 응모 마감일은 8월21일이었고 촬영은 8월25일에 들어갔다. 발표를 12월에 했을 뿐"이라면서 "조건이 맞지 않았으면 애초 심사를 하면 안되는 게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준동 대표는 영진위가 '시'를 마스터영화제작지원으로는 지원하지 않았지만 영진위가 출자한 펀드에서 총 5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렇다면 영진위가 출자한 펀드에서 투자하는 영화는 모두 영진위가 지원하는 영화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그런 주장은 영진위가 출자한 펀드가 투자하는 영화는 모두 영진위 입김이 들어갔다는 소리 밖에 안된다"면서 "엄연히 각 펀드의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진위가 개입했다는 소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진위는 조희문 위원장이 독립영화 제작 지원 심사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 때문에 문화부로부터 사퇴를 촉구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영진위원장 거취 문제는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그런 와중에 영진위에서 '시' 지원 논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은 석연찮은 모양새다.

영진위는 '시' 관련 보도자료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영화인이라고 자처하는 일부 단체, 영화인들과 상당수 언론들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정당한 업무처리에 대해 의도적이며 악의적인 기피나 배척인 것처럼 호도하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실로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적시했다.

과연 영진위가 스스로 밝힌 대로 한국영화 진흥과 발전을 위해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균형적인 입장에서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럴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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