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강우석 감독이 돌아왔다. 3600만 클릭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 '이끼'를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팬들은 아우성이었다. 강우석 감독이 원작을 제대로 스크린으로 옮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의 우려는 강우석 감독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일 터. 강 감독은 "원작팬들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해 죽고 싶을 만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이끼'는 30년간 은폐된 마을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려는 남자와 그를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 간의 숨 막히는 서스펜스를 그린 작품이다. 강우석 감독이 코미디에 능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팬들의 우려도 이해할 만하다. 강우석 감독은 "내 영화 중 '공공의 적'과 '실미도', 그리고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가 합해졌다고 보면 된다"며 빙그레 웃었다.
-차기작 '글로브'를 다음 주부터 촬영에 들어가는데. 아직 '이끼'가 개봉도 안했는데 차기작을 찍는 이유는.
▶도망가는 심정이다.(웃음) 아무 것도 안하면 죽었다고 할 것 아니냐. '이끼' 후반부에 너무 힘들어서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영화를 최대한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제작하는 영화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일각에선 승부사 실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하는데.
▶내가 연출한 영화가 잘 안됐으면 그런 소리를 들을 만도 하다. 하지만 영화란 게 어디 뜻대로 흥행이 되는 것인가. '김씨 표류기'나 '백야행' 모두 완성도가 좋았다. 흥행감이 떨어졌다기보다 관객이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용서는 없다'를 내가 찍었다면 천편일률적인 영화가 됐을지 어떻게 알겠냐.
-관객에 대한 무서움이 더욱 커졌겠다.
▶난 관객이 제일 무섭다. '이끼' 찍으면서 다른 감독들도 나처럼 관객을 이렇게 무서워할까 생각해봤다. 뭐, 흥행이 안된 게 내겐 약이기도 했다. 괴로움이 컸으니 그만큼 절박하게 '이끼'를 찍을 수 있었을 테니깐.
-'이끼'를 제작하려다가 결국 본인이 연출을 맡았는데. 다른 감독에게 주기 싫을 만큼 욕심이 났나.
▶그랬던 것 같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감독들이 탐을 냈는데 계속 거절했다. 나중에 생각해봤더니 내가 하고 싶어서 핑계를 된 것 같다. '실미도'가 20년을 떠돌다 나한테 온 것처럼 '이끼'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추천한 놈, 안말린 놈, 다 가만 안두겠다고 했다.(웃음) 그래도 끝나고 보니 안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원작과 비교되는 것을 가장 고심했을 텐데.
▶드라마 구성도 바꿔야 하고 미술도 처음부터 해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맞는데 완전히 무가 아니니 더 힘들었다. 내일 두통약을 먹고 술을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결국 강우석의 '이끼'로 만들었다. 원작을 본 사람도 '이야, 강우석이 진짜 고민했겠구나'라고 할 수 있어야 하니깐.
-가장 궁금해 할 게 '원작과 어떤 부분이 다를지'다.
-원작이 워낙 방대해 2부로 나눠서 만들까 생각도 했다던데.
▶너무 알려하지 마라.(웃음)
-원작 팬들이 우려한 게 '강우석 감독이 '이끼'를 어떻게 영화화할까'였는데. 전작들을 떠올리며 '이끼' 분위기를 설명하자면.
▶'공공의 적'+'실미도'+'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스릴러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정말 잘 찍을 수 있는 장르다. 강우석 영화는 코미디지만 무섭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코미디를 찍으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려 했고.
-'이끼'를 백색 스릴러라고 했는데. 백주에 살인이 가장 무섭다는 것인지, 아니면 원작 또는 다른 스릴러와 차별을 두려 한 것인지.
▶전부다. 원작에는 밤 장면이 많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밝게 갔다. 차별도 되고. 또 갑자기 뒤에서 누가 덤비는 것보다 지하철에 탔는데 누가 끊임없이 노려보고 뒤따라오면 그게 더 무섭지 않나.
-'추격자' 이후 스릴러 장르가 많이 만들어졌는데 관객에 실망도 컸다. 강우석의 스릴러도 다른 것과 비교가 될텐데.
▶비교 대상이 없을 것이다. '이끼'를 한 이유도 그런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니깐. 스릴러보다 서스펜스에 더 중점을 뒀기도 하다.
-배우들도 원작의 캐릭터와는 좀 다르게 연출했을텐데.
▶원작은 참고만 하고 철저히 내식으로 맞춰달라고 했다. 이번엔 특히 유해진을 주목해달라. 다른 배우들이야 워낙 잘하는 배우고. 유해진은 지금까지 감초 느낌이 아니라 광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인터뷰는 안 하지 않을까. 다들 김혜수만 물어볼테니.(웃음)
-승부사로서 흥행에 대한 감은 어떤가.
▶적어도 '강철중'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500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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