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표절·大공연…키워드로 본 상반기 가요계

[2010년 상반기 가요계 결산]

김지연 기자  |  2010.06.25 09:14

2010년 상반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표절 논란은 또 한 번 가요계를 강타했으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걸그룹들의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아이돌들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이 빛을 발하며 가수에서 연기자 혹은 예능인으로 변신이 줄을 이었고, '허리급 가수'들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 걸그룹 강세, 여전했다

1월3일 신년 특집으로 방송된 SBS '인기가요' 1위는 걸그룹 티아라가 '보핍보핍'으로 차지했다. 티아라로 시작된 걸그룹 열풍은 애프터스쿨의 '너 때문에', 소녀시대의 '오!', 카라 '루팡', 포미닛의 'HUH'로 이어졌다. 걸그룹으로는 음악 방송 1위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가요 관계자들의 편견을 깨려는 듯 걸그룹들의 1위 행진이 이어졌다.

급기야 방송가에서는 KBS 2TV '청춘불패' 같은 걸그룹 멤버들로만 이뤄진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했으며, 오는 7월 새롭게 선보일 SBS '일요일이 좋다' 팀도 걸그룹 버라이어티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는 걸그룹들의 전성기였다. 인기를 끌려면 남자 아이돌그룹을 준비해야 한다던 음반 제작자들이 걸그룹의 파워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시기였다.

◆ 표절논란, 또 한 번 강타하다

지난 4월 가요계 돌아온 이효리의 정규 4집에 수록된 곡 중 작곡가 바누스가 만든 곡들이 표절 곡으로 드러나며 가요계가 또 한 번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4집 'H-로직' 발표 직후부터 표절 논란에 시달려온 이효리가 바누스 곡들이 그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에 표절논란이 다시 한 번 가요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매번 표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표절 여부를 판단해 줄 전문기관이 부재하다는 점, 그리고 표절의 책임은 작곡가 한 명만이 져야 하는가 등 그 책임 소재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무엇보다 '또 표절인가'라며 시큰둥한 반응까지 내보이게 만드는 '표절 불감증'이 우리 가요계 만연하게 된 것은 아닌가하게 만드는 씁쓸한 시기였다.

표절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또 다른 희생자도, 표절을 하려는 이도 없을 것이다. 이번 이효리의 표절논란을 통해 가요계가 또 한 번 성숙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 아이돌, 따로 또 같이 전략 通했다!

'예능돌', '연기돌' '만능돌' 등 아이돌의 맹활약이 이어지면서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다양한 별칭을 얻으며 타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과거 그룹 전체가 단일 활동을 하던 모습에서 한 단계 나아가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연예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올해 1월 데뷔한 씨엔블루는 그룹의 리더 정용화가 지난해 방송된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연기자로 먼저 얼굴을 알렸으며 이 덕에 가수로 활동하는데 남보다 빨리, 그리도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또 최근 정용화는 소녀시대의 서현과 가상부부로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이다.

씨엔블루 뿐 아니라 '따로 또 같이' 전략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슈퍼주니어는 여전히 연예 각 분야에서 뜨거운 활동 중이다. 이특과 은혁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라디오 DJ로, 최시원은 최근 종영한 SBS '오! 마이 레이디' 주연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카라, 티아라, 소녀시대 등 내로라하는 걸그룹들은 노래로는 음악 방송 1위를,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예능샛별'로, 그리고 활동 범주를 더 넓혀 연기자로의 전향도 조금씩 시도해 가고 있다.

이에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이돌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예계 전반에 아이돌 그룹이 대세가 됐다.

◆ 가요계 중견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채우다

올 상반기 가요계 눈에 띄는 점이 또 하나 있다면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의 공연이다.

싸이-김장훈의 완타치 공연을 시작으로, 조용필은 5월28일과 29일 하루 5만 명씩 총 10만 명을 동원했으며,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이승철이 6월5일 5만 관객을 동원하며 가요계 기록될 새 역사를 남겼다.

허리급 가수들의 왕성한 공연에 대해 한 음반 제작자는 "선배 가수들이 앞에서 끌어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조용필, 이승철, 김장훈, 싸이 같은 가수들의 공연은 공연계, 나아가서는 가요계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일"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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