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방송 하차 유감..그리운 '김제동 어록'

[기자수첩]

김현록 기자  |  2010.06.28 17:56

MBC '환상의 짝꿍'이 결국 폐지된다. 오는 7월 7일이 마지막 녹화. 이와 동시에 방송인 김제동도 지상파 고정 MC에서 모두 물러나게 됐다.

'환상의 짝꿍'은 오는 19일 MBC 여름 개편을 앞두고 폐지가 결정됐다. 2007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지 약 3년 만에 첫 방송부터 어린이와 함께하는 친근한 MC로 사랑을 받았던 김제동은 이로써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와 함께 김제동은 지상파 고정 MC에서 모두 하차한다.

그간 김제동은 각종 외압 논란에 시달리며 차례로 방송에서 하차해 왔다. 지난해 가을 개편과 함께 석연찮은 이유로 KBS 2TV '스타 골든벨' MC에서 하차했고, Mnet에서 준비하던 '김제동 쇼'는 첫 녹화를 마친 상태에서 결국 전파를 타지 못한 채 폐지됐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노제와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1주기 기념식 사회를 봤던 그를 두고 모종의 압력이 행사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민주당에 입당해 정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돌아 소속사가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을 정도다.

MBC 하차를 두고도 외압이 아니냐는 설이 떠돌았다. 지난 봄 시사교양국에서 파일럿으로 제작했던 '오 마이 텐트'가 정규 편성에 실패했을 당시에도 외압설이 팽배했다. 그러나 MBC 측은 '환상의 짝꿍' 폐지에 대해 "김제동과 관련한 외압은 전혀 없다"며 "오랜 논의 끝에 폐지가 결정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당분간 TV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은 그의 푸근한 매력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크다. 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김제동은 주옥같은 '김제동 어록'을 유행시키며 사려 깊고도 인간미 넘치는 진행자로 사랑받던 인기 MC였다. 물고 물리는 것이 당연한 리얼버라이어티의 막말경쟁 사이에서 김제동은 바르고 고운 언어로 웃음을 주던 몇 안 되는 MC이기도 했다.

이랬던 그가 몇 번의 논란 끝에 지상파 방송의 고정 진행자에서 완전히 물러난 일은은 외압 여부를 떠나서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 석연찮은 외압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눈이 호사로운 아이돌 그룹 버라이어티가 판치고, 격의 없는 말이 오가는 남성 리얼 버라이어티가 여전히 득세하는 요즘 예능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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