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표 '이끼' 첫공개…원작과 같지만 다른 결말

임창수 기자  |  2010.06.29 17:26

강우석 감독의 '이끼'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CGV에서 '이끼'의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는 강우석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답게 400여 취재진과 영화 관계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영화 '이끼'는 윤태호의 웹툰을 영화화했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외딴 마을을 찾은 유해국(박해일 분)이 마을의 비밀을 캐나가는 여정을 그렸다. 유해국과 천용덕 이장(정재영 분)간의 팽팽한 대립이 볼거리다. 원작의 높은 인기로 개봉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원작과 달라진 결말은 긴장이 풀린 관객들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을 선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중간중간 강우석 감독 특유의 코미디가 이완과 긴장을 줬다. 유선이 연기한 영지 역의 역할도 원작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 신선함을 더한다.

영화 '이끼'는 여러모로 앞선 웹툰 원작 영화들의 실패를 거울 삼은 듯 보인다. 강우석 감독은 수십화에 걸친 이야기를 밀도있게 녹여내기 위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158분의 긴 러닝 타임을 감수했다. 긴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끌고 가기 위해 원작에는 없던 유머코드가 곳곳에 삽입된 것 또한 눈길을 끈다.

스크롤을 통해 고조되던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과 심리변화는 배우들의 호연으로 스크린에 옮겨졌다. 박해일은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정재영 또한 카리스마 넘치는 이장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유해진의 광기 어린 역도 인상적이다.

영화라는 틀에 녹아든 '이끼'는 원작의 매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인간의 근원적 이기심과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훑는 스토리는 여전하며, 몰입도를 높인 매력적인 작화는 강우석의 연출로 필름 위에 훌륭히 수놓였다.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과 정재영, '괴물'의 박해일까지. 1000만 영화의 주역들이 빚어낸 '이끼'가 어떤 결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오는 7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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