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5분짜리 '용두사미' 김미화 기자회견

문완식 기자  |  2010.07.07 16:07


KBS가 방송인 김미화의 트위터 'KBS 블랙리스트' 발언 관련 기자회견으로 빈축을 샀다.

KBS는 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김미화 트위터 'KBS 블랙리스트'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KBS는 이에앞서 명예훼손고소와 자사 뉴스를 통한 비판을 하는 등 강경자세로 취하다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는 입장을 밝히는 수준에 그쳐 그 진위에 의구심을 유발했다.

더욱이 KBS는 기자회견에 앞서 조대현 부사장, 길환영 콘텐츠본부장, 전진국 예능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KBS의 MC선정과 교체에 대해 속속들이 밝히겠다는 밝혔다. 하지만 이날 자리에는 조 부사장만이 참석했다.

한상덕 홍보실장은 회견에 앞서 "김미화씨 측이 더 이상 일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KBS도 이 일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질의응답을 생략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조 부사장은 '김미화씨 트위터 발언과 관련한 KBS의 입장'이라는 A4 한 장짜리 성명서를 5분여에 걸쳐 일방적으로 낭독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성명서에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MC 선정과 교체는 제작진의 자율적 판단과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자회견에 앞서 KBS측이 밝혀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갈등을 빚고 있는 김미화의 대해서는 "김미화씨의 출연을 중지시키거나 막은 사실이 없다"면서 김미화가 지난 5년 동안 KBS프로그램에 MC 등으로 출연한 사실을 죽 나열했다. 더불어 "만약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면 어떻게 출연이 가능했겠나"고 반문했다.

김미화의 지난 6일 발언에 대해 그의 과거 출연 사실을 이유로 들어 해명하려는 인상이 강하다.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KBS측의 일방적인 입장발표문 낭독 진행에 대해 일부 기자들은 난색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한상덕 실장은 "김미화씨와 감정이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질문 답변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김미화씨를 자극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현재 김미화를 명예훼손으로 고소, 이를 계속해 진행할 예정인 KBS가 "더 이상 자극을 주지 않으려 질의응답을 생략했다"는 것이다. 과연 질의응답이 고소 이상으로 김미화에게 '자극'을 줄지는 의문이다.

KBS는 외압으로 자신이 출연하던 프로그램이 폐지됐다고 주장한 문화평론가 진중권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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