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김장훈, '어린왕자'·'기부천사'가 싫은 이유

길혜성 기자  |  2010.07.13 10:39
이승환(왼쪽)과 김장훈
'어린왕자'와 '기부천사'. 웬만한 사람이 들으면 너무도 좋아할 별칭이다. 긍정적 이미지를 담고 있어서다. 하지만 가수이자 공연장이인 두 아티스트는 이 수식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할 정도다. 그 이유도 다름 아닌 바로 음악 때문이다. '어린왕자'로 불리는 이승환과 '기부천사'로 통하는 김장훈 이야기다.

김장훈은 지난 11일 밤 방송된 SBS '스페셜-김장훈의 개똥철학'에 출연, "'기부천사'란 말, 사실은 싫어한다"며 "포장이지 않나. 그 포장지가 좋을수록 사는 것이 굉장히 힘들어진다"라고 밝혔다.

김장훈은 그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나는 공연하는 공연장이이고 그게 훈장인데, 기부천사란 이름이 어느 날 주어지면서 그 훈장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업이 가수이고 가수의 여러 활동 중에서 공연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그 기부천사라는 이름이 내 것을 뺏어가는 것 같은 상실감을 느꼈다"라며 "좀 나쁜 사람이어도 공연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4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활발한 음악 활동 중인 이승환도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왕자란 별칭은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다"라며 "하물며 지금 내 나이가 몇인데..."라며 웃었다.

이승환은 최근 방송에 출연했을 때도 '어린 왕자'란 수식어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승환은 최근 한 토크쇼에 나섰을 때 "발라드 가수, 어린왕자란 이미지는 멍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린왕자란 호칭 등을 자신의 음악적 행보에 발목을 잡는 수식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승환은 이 토크쇼에서 가장 좋아하는 호칭으로는 '음악인'을 꼽았다.

실제로도 이승환이 지금까지 발표한 음반들을 보면 발라드 보다는, 강렬한 분위기의 록적인 성향의 곡들이 더 많다. 그리고 이 성향들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렇듯 이승환과 김장훈은 음악에 대한 고집과 애정은, 듣기 좋을 법한 별칭까지 거부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행동으로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승환은 음원이 중심이 된 요즘 세상에 투쟁이라도 하듯 대규모 물량과 비용을 투입, 총 14트랙이 담긴 정규 10집을 지난 5월 말 발표했다. 김장훈도 연 100회 이상의 공연을 자주 갖는 몇 안 되는 가수다.

비주얼이 중심이 된 요즘 가요계이기에, 이승환과 김장훈의 고집은 꼭 한 번은 곱씹어 봐야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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