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팀이 월드컵 결승 못간건 '동성애자' 때문?

유현정 기자  |  2010.07.15 18:00
↑ 구성원 중 일부가 '동성애'라는 소문에 휩싸인 독일 대표팀
독일 축구국가대표팀이 '동성애 논란'에 휩싸였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알렉산데르 오상 기자가 쓴 칼럼 '새로운 독일인'이 그 시작이다. 오상 기자가 인터뷰한 미하엘 베커가 독일의 현재 대표팀을 '동성애자 소굴'(bunch of gays)이라 표현한 것이다. 베커는 독일국가대표팀 주장인 미하엘 발라크(34, 레버쿠젠)의 에이전트를 10년 째 맡고 있다.

베커는 "월드컵 이전부터 독일 대표팀에 일부 동성애자가 존재했다"며 "전 독일대표팀 선수가 이 사실을 밝히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요하임 뢰브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련하면서도 가볍고 우아한 플레이는 과거 독일 팀의 강하고 공격적인 스타일과는 정반대의 스타일로 동성애자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베커는 "(그들 때문에) 플레이가 너무 섬세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베커가 동성애에 대한 언급을 했을 때엔 이미 기자들 사이에서 이와 관련된 소문이 퍼진 후였다. 오상 기자는 "베커는 그의 발언 후 기자들이 귀를 쫑긋 기울이길 바랐지만 기자들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며 "이미 그 소문은 남아공에서도 무성하며 사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베커의 발언이 독일 언론에 의해 확산되자 축구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발라크가 최근 이적한 레버쿠젠의 대변인은 "레버쿠젠은 동성애자에 반감이 없다"고만 했다.

독일축구협회는 응답을 거부했고 요하임 뢰브 감독은 "너무 저질이라 반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2010남아공월드컵 개최전 이뤄진 이 인터뷰는12일(한국시간) 폐막후 영국 가디언지에 번역 소개되며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디언지는 독일 지역리그에서 '커밍아웃'을 했던 유일한 동성애 선수가 그 이후 축구장을 떠나야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동성애 문제가 축구사회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베커는 가디언지의 확인 취재에 "오해였다"며 "그 인터뷰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오상 기자는 "베커가 '내 노트에 믿을 수 없을만큼 놀라운 얘기들이 적혀있다'고 했다"며 "그는 이 이야기를 할 때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보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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