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영화가 동원한 관객은 약 1354만 명. 7, 8월 동안 극장을 찾은 총 관객이 3611만 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영화가 전체 여름 관객의 1/3 이상을 동원한 셈이다. '솔트' '슈렉 포에버' '이클립스' '나잇 앤 데이' '토이스토리3' 등 쟁쟁한 작품들이 이들에 밀려 300만 관객 돌파에 실패했다.
각각 원작의 재해석, 새로운 세계의 창조, 배우의 재발견을 통해 여름 극장을 집어삼킨 '이끼', '인셉션', 그리고 '아저씨'. 그 발칙한 매력을 살펴보자.
◆원작의 영리한 재해석…'이끼'
'이끼'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영화화했다.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2시간 38분의 러닝타임 속에 빼곡히 녹여냈으며, 강우석 감독의 영화답게 코믹요소를 더한 영리한 이식으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영화 '이끼'는 '슈렉 포에버'와 '이클립스'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한 7월 14일 개봉, 1위 자리를 탈환하며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흥행속도를 보여줬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긴 러닝타임의 핸디캡이 있었으나 논란의 중심에 서며 33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주연배우들의 호연은 '이끼'의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40대와 70대 천용덕의 모습을 오가며 열연을 펼친 정재영을 필두로 원작 작가가 모델로 삼았었음을 고백한 박해일이 유해국을 맡았으며, 유준상이 박민욱 검사로 분해 원작보다 유쾌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덕천 역의 유해진 또한 곳곳에서 웃음기를 불어넣으며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했고, 소름끼치는 발작 연기로 '신 스틸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창조한 꿈의 세계…'인셉션'
563만 관객을 동원하며 롱런하고 있는 '인셉션'은 '이끼'가 개봉 2주차에 접어들며 한창 흥행기세를 이어가던 7월 21일 개봉, '이끼'와 함께 극장가 관객 동원을 주도했다. 개봉 10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이끼'를 압도하기 시작한 '인셉션'은 개봉 14일 만에 '이끼'와 함께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이끼'의 흥행 속도를 따라잡았다.
7월 29일 안젤리나 졸리의 '솔트'에 잠시 1위 자리를 내줬던 '인셉션'은 이내 1위 자리를 탈환, '아저씨'가 개봉한 8월 4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여름 극장가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인셉션'은 지난 8월 27일에는 '의형제'의 546만 관객 동원 기록을 돌파해 외화로서는 6년 만에 여름 최고 흥행 타이틀을 차지하며 동시에 올해 최고 흥행 영화가 됐다.
'인셉션'의 흥행요인은 꿈속의 세계를 규정하는 탄탄한 설정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결말에 있었다. 뇌의 활동량 증가에 따라 꿈의 단계가 깊어질수록 시간이 늘어난다는 설정이나 '킥', '토템', '림보' 등의 용어는 꿈에 대한 '그럴듯한 거짓말'을 훌륭히 완성해냈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결말은 화려한 볼거리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며 반복 관람을 유발했다.
◆꽃짐승 원빈의 재발견…'아저씨'
'인셉션'에 내준 여름 극장가 왕좌를 탈환한 것은 원빈의 '아저씨'였다. 지난 8월 4일 개봉해 '인셉션'과 '솔트'에 밀려 3위로 출발한 '아저씨'는 개봉 하루만에 1위에 올라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인셉션'의 기록을 맹추격 중이다. 1일 오전까지 463만 관객을 동원한 '아저씨'는 '인셉션'에 의해 끊긴 한국영화의 여름불패 신화를 이어갈 최후의 보루로 떠올랐다.
'아저씨'의 이 같은 성적은 청소년관람불가의 핸디캡을 딛고 이뤄낸 결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아저씨'는 '이끼' '방자전' '하녀' 등을 제치고 올해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흥행 1위 자리를 거머쥔 것은 물론,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중에서도 '친구'(818만 명 추정), '타짜'(684만 명), '추격자'(507만 명)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특히 주연배우 원빈의 존재는 다소 잔혹한 영화 속 장면들의 부담을 덜어내며 영화를 쾌감 넘치는 액션 판타지로 만들었다. 특수요원 차태식으로 분한 원빈은 '아저씨'의 원톱 주인공으로 '원맨쇼'를 보여줬고,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아저씨라는 호칭은 이제 원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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