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이제 5%밖에 못보지만 난 웃고싶다"

김관명 기자  |  2010.10.27 14:57
이동우(오른쪽) ⓒ홍봉진 기자

"이제는 슬픔과 절망에도 감사할 수 있을까를 깊이깊이 생각해보려 합니다. 저에게 그런 용기를 주신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볼 수 없어도, 그래요, 볼 수 없음도 감사합니다."

1990년 활발하게 활동하던 개그맨그룹 틴틴파이브의 멤버 이동우. 그는 지난 2003년 결혼, 행복하게 살다가 청천벽력 같은 통고를 받았다. '망막색소변성증(RP)'라는 희귀병 판정을 받은 것.

시력이 점차 낮아져 결국 실명하게 되는 것은 물론 치료방법조차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로부터 6년. 평화방송에서 DJ로 활동하는 이동우는 이제 시력을 거의 잃어 정상인의 5% 정도밖에 볼 수 없다.

이동우가 최근 펴낸 '5%의 기적'(발행 생각의 나무)은 지난 6월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시청자들에 깊은 감동을 선물한 이동우의 못 다한 이야기를 담았다. 생계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던 아내가 뇌종양으로 쓰러져 한쪽 귀의 청력을 잃은 이야기, 이런 시련 속에서도 찾아온 예쁜 딸 지우의 이야기 등.

특히 딸 지우의 에피소드가 눈물겹다.

"지우가 어느 날부터 무턱대고 울기 시작했다. 한번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내려놓더니 갑자기 시무룩하게 앉아 있기에 뭘 하고 있는지 지켜보았다. 조금 후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눈을 만져보니 눈물이 흥건했다. '지우야,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혹시 유치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던 건가 싶어 놀라서 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빠 눈 때문에 슬퍼. 아빠 눈이 아파서 나는 정말 슬퍼. 그래서 우는 거야.'"

그러면서 이동우는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 무얼 하느냐가 중요한 거다. 결과를 바라보고 달려가지 말자, 죽는 날까지는 모든 게 과정이다, 그게 오늘을 살게 하는 희망이라고 가슴 깊이 새긴다. 그 희망이야말로 어제의 눈물을 오늘의 웃음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다. 비록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아무 것도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오늘 내게 비추어진 5%의 세상으로 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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