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케이트 보스워스 "동양+서양=새로운 매력"

임창수 기자  |  2010.11.25 10:46
장동건(왼쪽), 케이트 보스워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명근 기자 qwe123@

서로 다른 두 남녀가 만났다. 피부색도, 나이도, 사용하는 언어도 모두 다른 두 사람은 '처음'이라는 단어 아래 기꺼이 두 손을 맞잡았다. 한미 합작영화 '워리어스 웨이'로 할리우드에 첫 진출하는 장동건과 영화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케이트 보스워스의 이야기다.

'워리어스 웨이'는 동양의 이미지에 서양의 상상력을 버무려낸 글로벌 프로젝트. 동양의 절대고수로 분한 장동건은 웨스턴의 배경 위에서 뛰어 노닐고 케이트 보스워스는 그런 그를 연모한다.

'슈퍼맨 리턴즈'에 이어 다시 한 번 절대 고수의 연인으로 분한 케이트 보스워스는 이러한 조합에서 오는 '새로움'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촬영하기 전까진 한국의 배우와 감독들에 대해 잘 몰랐다"던 그녀에게 '워리어스 웨이'는 참여 그 자체로 곧 도전이었다.

"대본을 받았을 때 새로운 면에 많이 끌렸어요. 잘 모르는 배우, 감독님과 작업을 하게 됐는데 오히려 그런 도전을 통해서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구요. 늘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고자 하는데 그런 점도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워리어스 웨이'는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배우 장동건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표현이 아직 낯설다는 그는 장동건을 모르는 서구 관객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기회라는 점을 들어 이번 도전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물론 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겠죠. 자본이라던가 여러 가지 면에서 할리우드가 한국보다 상상한 것을 구현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렇지만 할리우드에서만 영화를 찍을 것도 아니고 '진출'이라는 단어 자체가 썩 와 닿지는 않아요. 제가 하는 영화들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의미가 있다면 새로운 관객들에게 저를 소개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겠죠."

장동건은 이날 인터뷰에서 영화의 기획의도를 들어 '워리어스 웨이'만의 매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뻔한 내용을 새로운 방법으로 그려내고자 한 영화의 기획의도를 고려하면 스토리의 전형성은 당연한 결과라고. 동양의 이미지 위에 서양의 상상력을 녹여냈을 때의 새로움이 곧 '워리어스 웨이'의 매력이자 기획의도라는 설명이다.

"내용만을 놓고 보면 웨스턴이라 불리는 옛날 서부영화의 플롯과 흡사하죠. 이방인이 평화로운 작은 마을에 와서 악당들을 무찌르는 내용이니까요. 하지만 애초에 이 영화의 기획 의도는 뻔한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자는 것이었어요. 웨스턴은 미국 사람들에겐 일종의 판타지한 공간으로 받아들여지더라구요. '닌자'라는 단어도 그냥 동양 무사를 지칭하는 단어이자 장르처럼 인식되구요. 이 두 가지가 합쳐졌을 때의 비주얼과 상황을 만들려는 것이 애초의 목표였던 거죠."

장동건(왼쪽), 케이트 보스워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명근 기자 qwe123@

그렇다면 영화의 흥행 결과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작품 선택에 있어 감독과 배우의 이름보다는 새로운 시도인가에 더 집중하려 했다는 케이트 보스워스는 흥행성적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일부러 잘 모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결과에 집착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창의성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 같아서 서로 분리해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미국 기자회견 당시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거예요. 모두들 '신선하다'는 반응이었고 장동건 씨가 누구인지 궁금해 했어요. 그런 긍정적인 반응이 결과에 대해서도 좋은 기대를 할 수 있도록 하지 않나 싶네요."

반면 장동건은 '무극'의 경험 덕에 비교적 수월했던 '과정'을 전하며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영화"라는 말로 '워리어스 웨이'의 흥행 '결과'에 대한 부담을 슬며시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미국관객과 처음 만나는 작품의 성적으로부터 완전히 초연할 수는 없을 터. 지난 인터뷰에서 '해안선'은 과정이, '태풍'은 결과가 중요했다던 그다.

"결과가 좋아야죠.(웃음) 물론 과정도 중요하구요. 저는 거의 경험 신봉주의자라 할 만큼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일이든 경험을 해보고 맞이하는 것과 처음 겪는 것에는 힘든 것이나 고민의 크기가 다른 것 같아요. 현장에서 연기하는 한국인이 저 혼자였던 상황이 '무극'에 이어 두 번째인데, 돌아보면 심정적인 면에서 '무극'이 더 힘들었던 것 같거든요. 두 번째이다 보니 심리적인 부담도 적었고 적응하는 것이나 현지 스태프와의 작업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눈동자 색깔은 다르지만 공히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두 사람은 도전을 통해 계속 새로움을 쫓는 모습이었다. "서양 여성이 일본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를 4년째 제작중"이라는 케이트 보스워스나 "시간이 지나면서 할 수 있는 것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항상 새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장동건. 처음과 새로움, 그리고 도전이라는 의미로 만난 두 남녀는 과연 어떤 표정으로 다시금 관객들과 마주하게 될지.

영화 '워리어스 웨이'는 국내에서는 12월 2일, 미국에서는 12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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