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몸매' 장윤주, 도도함을 구수함으로 벗다(인터뷰)

"노홍철과 스캔들? 누드촬영? 하하하"

김겨울 기자  |  2010.12.09 11:34
장윤주ⓒ류승희 인턴기자

"허접 윤주", "발연기 논란", "미친 몸매"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그만큼 2010년 장윤주는 바빴다. 20·30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켰던 온스타일 '도전! 슈퍼모델' 한국판 MC를 맡았으며, 인기 예능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에서 장기 프로젝트인 '도전! 2011 달력모델'에 출연해 빵~터지는 웃음을 선사키도 했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 간간히 출연해 앨범을 발매한 아티스트로서 감성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MC가 교체되는 설움을 겪었으나 MBC '음악여행, 라라라'를 통해 신선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고정 팬들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8일 전국이 첫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장윤주를 만났다.

인터뷰 오기 전에 화보 촬영을 했다던데

오랜만이다. 즐거웠다. '도전! 슈퍼모델'의 최종 우승자 친구와 함께 촬영했다. 신여성을 표현하면서도 오리엔탈리즘을 표현해야 하는데, 내가 그런 쪽에 일가견이 있다. 하하. 내 외모가 그렇지 않나.

'도전! 슈퍼모델'을 하면서 후배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생길 법한데, 독설도 곧잘 하더라.

내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는 '너나 잘해', '너나 잘하세요'라는 생각했다. '자기들이 뭐라고 말로 상처를 주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이 사진은 가망이 없다'고 말하니 개인적으로 힘들더라. 탈락자들을 볼 때는 마음이 불편해서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제작진에게 '왜 떨어뜨리나'고 하기도 하고.

하지만 '도전! 슈퍼모델'을 하면서 모델 계에 입문했을 때인 1997년이 생각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후배들에게 답답할 때도 있다. '지금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데, 저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스태프들인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독설을 하더라도 MC로서 보다 언니로서 진심 어리게 하려고 했다.

장윤주ⓒ류승희 인턴기자

'도전! 슈퍼모델' 뿐 아니라 '도전! 달력모델'도 했다. 차이가 크겠다.

차이가 많다. '도전! 달력모델'은 일단 '무한도전' 멤버들이라는 코미디의 프로들이 한다. 첫 방송을 보고 '어~ 내가 실수한 부분만 저렇게 편집 했냐'란 생각이 들었다. 카리스마 있게 하려고 했는데, 망가진 모습들만 비춰지더라. 그래도 제작진을 신뢰한다. 함께 하기로 한 이상 스태프들을 신뢰하는 편이다. 김태호 PD의 방향을 믿었다. 그 덕에 웃기는 별명들이 많이 생겼다.

허접 윤주, 발 연기 등 검색어에 많이 올랐는데.

그게 싫지도 좋지도 않다. '도전! 슈퍼모델'에서 도도한 모델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면, '도전! 달력모델'을 통해 인간적이고 친근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밸런스가 맞는다. 하지만 나는 아티스트라 생각하고 했던 행동들이 우습게 비춰질 때는 아쉽기도 하다.

'무한도전'에서 노홍철과 스캔들도 났는데? 누드 촬영은 정말 하는 건가?

(노)홍철 오빠가 짓궂은 편이다. 멤버들도 그렇고, 굳이 나를 맞추려다 보니까 그렇게 러브라인을 설정하는 것 같다. 절대 스캔들 없다. 누드 촬영도 내가 편집해달라니까 그대로 방송에 나갔더라. 하하. 절대 아니다.

'무한도전'에서 굳이 모델 체형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뽑는다면?

유재석씨가 아닐 까 싶다. 몸이 스키니하면서 남성적 매력이 있다. 운동을 잘 한 느낌이랄까? (패셔니스타는?) 노홍철. 다른 분들은 코디가 해주는데 직접 코디를 하는 것 같은데 잘 입더라.

'무한도전' 뿐 아니라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면서 방송인으로 전향하는지 궁금해들 한다.

벌써 데뷔하고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내가 이런 저런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장윤주가 아닌 것이 아니다. 모델로서 아이덴티티를 가져가면서 아티스트 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장윤주ⓒ류승희 인턴기자

주변에서 우려의 시선도 있을 법한데.

물론 있다. 이러다가 모델 이미지가 한순간에 추락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지만, 10년 넘게 쌓아온 내 이미지는 그렇게 쉽게 좌지우지될 것이 아니다. 사실 나는 항상 스타트를 여는 사람이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스타트를 여는 사람이라 함은?

중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모델 학원에 들어갔다. 남들은 6개월 여 연습하지만, 나는 2년에서 3년 가까이 모델 준비생이었다. 당시는 이소라, 이종희, 박영선 등 훤칠하고 글래머러스하고 서구적인 마스크의 '와! 모델이다'라고 생각이 드는 나오미 캠벨 같은 사람들이 모델을 했다. 그야말로 슈퍼모델이다. 그런데 비해 나는 168cm의 작은 키에 동양적인 얼굴이었다. 100여 명의 모델들이 늘어있는 오디션 장에서 내가 눈에 띌 턱이 있나. 그래서 모델 생활을 포기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동양적이면서도 작은 모델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나를 잇는 후배들이 동양적 매력으로 모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대부분 모델들이 배우나 사업가로 전향하는 것과 다르게 나는 어렵게 앨범을 발표했다. 모델은 음악을 들으며 워킹하는 사람이다. 음악이란 장르를 통해 나의 감성적인 부분을 표현해보고 싶었고, 이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것이다. 예능 출연도 그런 시작의 일부로 봐주길 바란다.

향후 어떤 꿈이 있는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항상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서른도 넘으니 결혼도 하고 싶다. (남자친구는 있나?) 인기만 많다. 내가 속해있는 곳이 패션 디자이너, 사진 작가, 아티스트들이 위주로 다들 고뇌에 찬 사람들이다. 배우자로는 고뇌 없이 단순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감성적인 부분이 많으니 이성적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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