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0억' 김장훈 "공개기부, 온기를 나누고파"

김지연 기자  |  2010.12.16 08:56
김장훈 ⓒ홍봉진 기자 honggga@
연말을 맞아 또 10억을 기부한 '기부천사' 김장훈이 공개기부를 한 이유에 대해 서로 악담보다는 덕담을 해주며 온기를 나누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김장훈은 16일 오전 자신이 운영 중인 미니홈페이지에 '제가 공개기부를 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기부 소식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장훈은 "저처럼 호의호식하는 사람이야 추위가 별 문제 없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지옥 같은 게 추위가 아닐까 싶다"며 "저의 젊은 날들의 그 추위처럼 마음 온도나마 좀 상승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올해는 유난히 민심까지 흉흉한 듯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럴 때일수록 서로 악담보다는 덕담을 해주면서 서로 온기를 나눠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저는 참 생각해보면 저의 인생역전이 기적도 이런 기적이 없지 않나, 소름끼치도록 감사할 따름이다. 이미 세상을 떠나도 벌써 떠났어야 할 위기의 순간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잘 살고 있고 더욱이 제가 좋아하는 무대를 맘껏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훈은 "인격이 잘된 사람도 아니어서 노력을 해도 해도 인격적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 나이 먹도록 불혹이라는 든든함도 못 갖추었고 아직도 이렇게 정립되지 않은 가치관으로, 세상은 혼란스럽고 지금도 늘 무언가에서 주변인으로 살아간다"며 "아마도 그래서 죽음의 문턱에까지도 몇 번을 갔다 와서 별 두려움 없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마구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삶이 보너스 같아서"라고 털어놨다.

물론 그는 "한 가지만큼 굳건히 자리 잡은 게 신기할 따름이다. '나라는 사람의 인격과 그릇에 비해 너무 과한 사랑을 받는 만큼 어느 정도는 돌려드린다'"라며 "'나는 가수라는, 물건이 아닌 영혼을 파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또 나의 노래의 근간이다'. 어쩌면 아주 단순하고 명백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장훈은 "겸손을 가장한 교만이 아니라 정말 진심이고 진심"이라며 "이번에 공개적으로 기부를 알렸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저도 알 수 있는 게 '너무 티를 낸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지' '인격적으로 떨어진다' 등 늘 그렇듯 일각의 충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 생각 속에 제 인격의 높고 낮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가 낮은걸 먼저 알기에 사람들의 낮춤이 그리 와 닿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어쩌면, 제 자신에게 먼저 캠페인을 하고 싶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가 터지기 전에 이미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오던 곳의 재단비리를 보았다"며 "죄 없는 어린동생들이 피해를 입는 걸 보면서도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무기력한 저를 보았다. 한동안 한심하게 비틀거렸고 아이들의 문제가 제게 너무 벅차서 순간이라도 도망치고 싶던 저를 독려하고 채찍질하고 싶었죠. 그리고 다만 제 작은 주변이라도 캠페인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장훈은 또 "제가 10억을 기부하든 100억을 기부하든 그게 세상을 크게 바꿀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제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작은 팩트는 이것이다. 제가 기부를 한다고 할 때 이미 하던 분들이 안 할 확률은 없다고 볼 때, 안하던 누군가가 물들어서 할 수 있는 확률만이 존재한다고 본다"며 "그게 단 한명이라 하더라도 그러므로 연예인들의 경우 무조건 알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두려워 알리지 않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야 많이 알려져서 제가 도드라진 것이지, 많은 연예인들이 기부를 하고 좋은 일들을 찾아서 한다. 그들은 알리지 않았을 뿐"이라며 "기분에 관해 조금 손가락질을 당하더라도 주변을 좀 더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면 감수하고 알리는 게 더 인격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덧붙여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지 재단을 위해 기부하는 게 아니다. 이럴수록 더 열심히 연구하고 찾아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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