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태현 "칼 뽑았으니 획을 그어야죠"

배선영 기자  |  2010.12.16 16:11
'호박꽃순정' 남자주인공 진태현ⓒ이명근 기자
'힘들다, 부담스럽다'를 되뇌었다.

연기 경력은 10년이 넘었지만 첫 남자 주인공이다. 차라리 뭣 모를 때 시작하는 것이 더 쉬웠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꾸만 "힘들다. 그리고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SBS 일일드라마 '호박꽃순정'에서 민수를 연기하는 배우 진태현을 만났다.

그는 "'하얀거짓말' 보다 더 힘든 것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MBC 아침드라마 '하얀거짓말'은 진태현의 대표작으로 그는 자폐아 형우를 연기했다. 배우로서는 큰 도전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진태현을 형우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진태현은 형우를 연기하며 우울증에 디스크까지 찾아왔노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런 '하얀거짓말' 보다 더 힘들었다니 부담감이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주인 의식이죠" 그가 밝힌 이유다. "주연배우로 시청률도 부담이 되고… 체력적으로도 힘이 드는지 보약까지 먹고 있어요." 어머니가 보약까지 따로 해줬단다. 소속사에서도 도라지 액을 준비해 그를 챙기고 있다.

"민수가 복합적인 인물이에요. 한 여자를 향한 우직함에 복수를 위한 카리스마. 극과 극의 캐릭터인지라 연기하는 것이 힘이 드네요."

그의 말 그대로다. 민수는 사랑하는 여자 순정(이청아 분) 앞에서는 한없이 발랄하다. 손을 슬쩍 잡으며 "우리 이제 이 정도는 해도 되지 않냐"는 능청스러움도 보여준다. 그런데 아버지의 후처 준선(배종옥 분)을 마주할 때는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만다.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로, 배우에게는 힘든 캐릭터일 법 하다.

진태현ⓒ이명근 기자
그런데 그의 '힘들다' 반복 멘트가 무색하게, 진태현은 잘 해내고 있다. 사실 그는 8년 동안 충무로에서 구른(?) 내공이 꽉 찬 배우다. '비몽' '청연' 등 굵직한 작품에도 여럿 출연했다. 특히 '비몽'의 경우, 김기덕 감독이 그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내왔다.

"8년간 영화만 해왔어요. 그보다 더 행복한 시간도 없었죠. 물론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요."

그러나 얼굴을 알리지 않으면 긴 활동이 보장되지 않는 연예계 생리상 인지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었다.

"MBC 공채 출신이라 드라마 쪽에서 연락이 오기는 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어머니의 말 한 마디도 큰 자극이 됐다. "칼을 뽑았으면 획을 그어야 하지 않겠나."

"사실 2주전까지 스트레스 치료를 받을 정도로 힘 들었어요. 첫 주연이다 보니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다 수용하려는 욕심에... 그런데 결국 시청자들과 교감해야 한다고 봐요. 또 연기를 검사받기 위해 하는 건 아니니까요."

부담이라는 고비를 넘어섰으니 이제 획을 그을 일만 남았다. 힘들다고 말하지만 능력 부족에서 오는 불안이 아닌 잘 하고자 하는 부담감이었으니, 머지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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