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없는 MBC 연예대상 '씁쓸'

김현록 기자  |  2010.12.30 06:30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인, 윤두준, 조권, 서현, 빅토리아, 닉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MBC 예능 프로그램의 한 해를 결산하는 2010 MBC 연예대상 시상식. 그 곳에 개그맨이 설 자리는 없었다.

29일 오후 9시55분부터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2010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이 생방송으로 열렸다.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을 비롯해 수많은 영광의 얼굴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개그 프로그램의 주역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MBC의 유일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하땅사'가 지난 5월 폐지한 데 이어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을 표방한 '꿀단지' 또한 약 3개월만에 폐지하고 말았다. 신설된 독특한 코미디 '난생처음'은 목요일 심야에 낮은 시청률로 고전중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이 씁쓸한 현재는 이날 시상식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돌아가는 등 개그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주인공들에게 돌아간 트로피는 하나도 없었다.

MC상이 신설되고, 이미 다른 부문 후보에 오른 이들에게 특별상이 돌아가고, 무려 7명에게 인기상이 주어지는 나눠주기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코미디 프로그램과 시트콤을 통합한 코미디 부문 상이 따로 있었지만 모든 상이 시트콤에 출연한 연기자 혹은 가수에게 돌아갔다. 코미디 부문이란 설명이 무색할 정도였다.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의 눈에게도 이같은 푸대접이 보였나보다. 대상을 받아 무대에 오른 유재석은 수상 소감에서 시청자들에게 거듭 감사를 돌리면서도 "'개그야' 그리고 함께했던 개그 동료들이 잔치에 함께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내년에는 후배들이 많은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겨서 많이 웃으면서 이 자리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열린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달인' 김병만이 "너무 안타까운 점은 방송에서 코미디가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이라며 "MBC SBS 사장님 코미디에 투자해 주십시요"라고 한 말이 겹쳐 보이는 순간이었다.

과연 내년에는 MBC 연예대상의 코미디 부문이 이름다운 몫을 해낼 수 있을까. 아직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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