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갓파더' vs '디 워', 이것이 다르다!

임창수 기자  |  2010.12.31 08:06
ⓒ영화 '라스트 갓파더'와 '디 워'의 포스터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라스트 갓파더'가 '디 워'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스크린 정벌에 나서고 있다.

개봉 첫날에만 13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라스트 갓파더'는 이틀 새 27만 5175명의 관객을 동원, 차태현의 '헬로우 고스트'와 '추격자' 사단의 '황해'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따돌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실 '라스트 갓파더'의 이 같은 흥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라스트 갓파더'는 심형래 감독이 '디 워'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작품. 전작 '디 워'로 숱한 논란을 낳았던 심 감독의 도전과 인기 캐릭터 영구가 마피아 보스의 후계자로 등장한다는 파격적인 설정에 시선이 쏠려 진작부터 연말 최고 화제작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 같은 '라스트 갓파더'의 성적은 초반 2007년 842만 관객을 동원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디 워'의 흥행 성적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기도 하다. 2007년 8월 1일 개봉한 '디 워'는 개봉 첫날 38만 7892명을 동원했으며 이튿날도 44만 6548명을 동원,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보여줬다. 공히 수요일에 개봉한 두 작품이 개봉 후 평일 이틀 동안 동원한 관객수가 무려 3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2007년과 현재 극장가의 관객기록을 단순 비교하는 데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3년 전 여름 성수기와 올해 연말의 극장가 관객수에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며 '디 워'가 이틀 동안 542개, 45.6%의 압도적인 스크린 점유율을 기록한데 반해 '라스트 갓파더'가 500개 스크린으로도 불과 3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라스트 갓파더'와 '디 워'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흥행속도 외에도 제작비, 미국 배급계획 등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이 밝히는 '라스트 갓파더'의 순제작비는 150억 원. '디 워'에 3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의 제작비로 제작된 셈이다.

공히 미국 시장을 겨냥한 두 작품의 미국 개봉 규모 또한 눈여겨 볼 비교 포인트다. '디 워'가 미국 2277개관에서 와이드 릴리즈 됐던데 반해 '라스트 갓파더'는 다른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심형래 감독 역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보수적으로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스트 갓파더'는 '디 워' 때와는 달리 영화를 둘러싼 숱한 논란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디 워'는 2007년 개봉 당시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애국심 마케팅에 따른 잡음에 시달렸으며, MBC '생방송 오늘아침'이 영화의 엔딩 신을 캠코더로 촬영해 방송하는 등 다양한 해프닝을 낳으며 그해 영화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CG, 특수효과, 작품성, 경쟁력 등 다양한 쟁점을 놓고 ''디 워'는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라는 주제로 MBC '100분토론'이 진행될 정도였다.

반면 '라스트 갓파더'는 이러한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 연말연시 가족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괴수영화 '디 워'에서 전면에 부각됐던 화려한 CG와 특수효과는 영화의 배경인 1950년대 뉴욕을 재현하는데 사용돼 무리 없이 영화와 조화를 이뤘으며, 16년 만에 부활한 영구는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라스트 갓파더'를 착한 코미디로 만들어냈다.

'디 워'와는 또 다른 모습인 심형래 감독의 두 번째 도전. 미국을 향하는 글로벌 영구는 국내외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라스트 갓파더'의 질주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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