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놓친' 이범수, 이유 있는 논란 그리고…

김지연 기자  |  2011.01.03 10:54


2010 SBS 연기대상이 대상 수상자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배우 이범수 측의 한 관계자가 1일 오후 11시께 '연기대상은 고현정에게, 찬사와 박수는 이범수에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하면서 시작됐다.

이범수 소속사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이름으로 언론사에 배포된 이 자료는 "고현정의 대상 수상은 '자이언트'의 수상을 예상했던 방송국 내부와 기자들의 예상을 빗나간 결과여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 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많은 언론사들은 이 자료를 이범수가 대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이 자료가 논란이 된 직후 소속사 측은 "이 보도자료는 마스크엔터테인먼트 및 배우 이범수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자사의 한 직원이 자사의 명의를 도용하여 무단으로 발송한 내용이다. 이에 해당 직원이 대해 자사 및 자사 소속 배우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바, 금일 자로 인사 조치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고현정의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으며, 이번 보도자료로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일으켜 유감"이라고 밝혔다.

분명 앞선 보도자료는 오해의 소지가 많았으며 경솔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게 이범수 본인의 뜻이든 아니든 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유 있는 논란이란 의견도 상당수다. 왜 그럴까. 우선 SBS가 창사 20주년을 맞아 기획한 드라마 '자이언트'의 SBS드라마국 내 기여도가 여타 드라마를 압도한다는 점이다.

'자이언트'는 지난해 1월4일 첫 전파를 타 5월4일 종영까지 무려 5개월 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제중원'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SBS가 2010년 하반기 드라마 부흥을 가져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 PD가 다시 한 번 만든 MBC '동이'의 승승장구 속에서 '자이언트'는 후속주자로 시청률 경쟁에 뛰어들어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 냈다. '자이언트'의 놀라운 뒷심에 방송가 사람들 대부분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자이언트' 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대상을 탄 고현정이 주연한 '대물'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단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대물'의 고현정과 권상우 등도 해당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은 분명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자이언트' 출연진은 방송기간이 무려 7개월에 걸친 강행군 속에도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묵묵히 했다. 여타 드라마가 길어야 20부작으로 끝난 것을 감안하며 무려 60부작을 소화한 출연진들의 고생은 말도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무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자이언트'가 종영한 것을 감안하면 '자이언트'의 활약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이에 연기대상 직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났던 SBS 드라마 국장도 "'자이언트'는 성적으로도 증명했고, 성적과 관계없이 성공한 드라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상은 고현정에게 돌아갔다. 고현정이 받을 만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고현정이 15년 만에 시상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2009 MBC 연기대상에서 그가 대상을 받았던 것처럼, 대중 입장에서는 '고현정 시상식 참석=대상'이란 공식이 왠지 맞아들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논란은 그냥 이범수 측 한 직원의 실수로 넘기기에는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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