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DSP 의리녀 핑클과 전혀 다른 행보 '씁쓸'

길혜성 기자  |  2011.01.20 12:15
걸그룹 카라(위)와 핑클


5인 걸그룹 카라의 한승연 정니콜 강지영이 소속사인 DSP미디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전격 통보, 가요계 및 팬들에 충격을 주고 있다.

3명이 든 이유를 요약하면 "부당한 대우를 받아 심신 모두 지쳤으며, 돈벌이용으로만 이용당해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문제의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에, 카라 3인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멤버 개개인별로 아직 계약 기간이 적게는 1년, 많게는 2~3년 남았다는 점과, DSP와 오랜 기간 함께하며 톱 걸그룹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카라 3명에 실망감을 느끼는 팬들도 적지 않다.

카라 3명에 대한 실망감 증폭에는 1990년대 말, 역시 DSP미디어(당시는 대성기획, 이하 DSP) 소속으로 최고 걸그룹 자리에 올랐던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의 4인 걸그룹 핑클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핑클은 DSP와 끝까지 의리를 지켰고, 이에 지금도 자신들의 고향 회사라 할 수 있는 DSP 관계자들과 잘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4명의 멤버 각자가 현재 자신의 영역에서 더욱 발전하는 데도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

소방차 잼 젝스키스 등 수많은 가수들을 키워내며, 90년대 중후반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과 가요 제작자계의 양대산맥을 구축했던 DSP의 이호연 사장은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를 발굴, 1998년 데뷔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이들을 곧바로 톱스타에 합류시켰다.

핑클은 '블루레인' '내 남자친구에게' '루비' '영원한 사랑' 등 1, 2집을 통해 단숨에 여러 곡들을 히트시키며 최고 걸그룹으로 우뚝 섰다. 이런 핑클을 다른 곳에서 가만 둘리 없었다. 핑클의 4명에게도 다른 기획사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던 것이다. 물론 그들이 핑클에 제시한 조건은 "더 좋은 환경과 더 많은 돈을 주겠다"였다.

하지만 핑클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부터의 영입 제의 초반, 팀 내부에서 약간의 술렁임이 있긴 했지만, 리더 이효리는 멤버들에게 "우리가 누구와 어느 회사 때문에 여기까지 왔느냐, 우리는 DSP와 함께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3명의 동생들 모두 수긍했다. 당연히 다른 곳의 제안은 없었던 일이 됐다.

여기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당시 핑클 멤버들은 다른 회사로 옮겨도 법적으로 하등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핑클과 이호연 사장은 아예 전속 계약서 자체를 쓰지 않고, 서로의 믿음에 의해 함께 활동을 했던 관계였기 때문이다.

핑클은 당시 해프닝 이후. 팀은 물론 멤버 모두가 솔로 가수, 연기자, 예능 프로그램 MC 등 각자의 영역에서도 맹활약했다. 물론 DPS도 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핑클 멤버들은 DSP와의 모든 약속을 지킨 뒤, 2000년대 중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새 소속사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도 DSP와 문제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서로 원만한 협의 하에 회사를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런 핑클과 DSP의 이런 의뢰와 신뢰는, 이호연 사장이 지난해 입원했을 때도 그대도 드러났다. 4명의 멤버는 현재도 병석에 있는 이호연 사장을 지난해 찾아가, 이 사장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인 '루비'를 불러주며 눈물을 흘렸다.

그렇기에 핑클과 DSP는 여전히 팬들에 좋은 파트너로 기억되고 있다. 핑클 멤버들이 햇수로 데뷔 14년째를 맞은 지금도 좋은 이미지 속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첫 소속사였던 DSP와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는 점도 간과 할 수 없다.

이는 카라의 3명이 꼭 생각해야 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핑클이 다른 곳의 영입제의를 과감히 거절했을 당시의 인기는 지금의 카라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도 꼭 생각해야한다는 평가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 카라가 해체한다 해도 한일 양국에서 카라를 대체할 걸그룹 역시 지금 국내에는 너무도 많다는 사실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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