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야구영화 제작 봇물 왜?

임창수 기자,   |  2011.01.22 09:42
영화 '글러브' 스틸컷


충무로가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승부사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가 관객들과 만난 가운데, '투혼', '미스터 고 3D', '퍼펙트 게임' 등 야구를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활발히 제작중이다.

스포츠는 가슴 뛰는 박진감과 뭉클한 감동을 전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다. 펄떡 펄떡 살아 숨 쉬는 선수들의 모습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각본 없는 드라마' 그 자체다.

그렇다면 왜 하고 많은 스포츠 종목 가운데서도 야구일까.

우선 야구라는 스포츠의 높은 인기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982년 개막한 프로야구는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했으며, WBC,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최근 몇 년간 세계무대에서의 혁혁한 성적에 힘입어 관중수도 어느덧 600만 명에 이르렀다.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다이나믹한 종목 특성도 영화 소재로 사용되기에 적합한 점이다. 야구는 9회말 2아웃에도 역전을 꿈꿀 수 있는 극적인 요소가 가득한, 그 자체로 이야기를 품은 스포츠다. 스토리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재미를 만들어내기가 용이하다는 얘기다.

최근 특수효과, CG, 촬영기술 등의 발달로 보다 실감나는 경기장면의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야구가 가지는 영화 소재로서의 활용성은 더욱 커졌다. '글러브' 또한 디테일한 경기장면 묘사로 청각장애 야구부원들의 1승 도전 고군분투기를 뭉클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특히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 거리는 야구라는 소재가 가지는 큰 매력 중 하나다. 'YMCA 야구단'은 실존했던 국내최초 야구단을 그려냈고, 잊혀진 프로야구 구단 삼미 슈퍼스타즈의 이야기는 '슈퍼스타 감사용'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디 이뿐인가. 개봉을 앞둔 '글러브'는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부의 실화를 다뤘고, 박희곤 감독의 '퍼펙트 게임' 또한 1987년 5월 펼쳐진 투수 선동열과 최동원의 실제 경기를 담았다. 그간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뒷이야기, 명 경기들만 꼽아도 소재로서의 활용가능성이 넘쳐난다.

영화 '글러브'의 제작사 관계자는 "강우석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 관계자들 중 다수가 야구 팬"이라며 "특히 청각장애인들의 도전과 열정에 매료돼 제작하게 된 영화"라고 밝혔다. 야구 소재 영화가 가진 매력에 감동 어린 실화의 울림까지 얹은 것이다.

그야말로 봇물을 이루고 있는 야구 소재 영화들. 그 선봉에 선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는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 등 스포츠 영화가 성공을 거둔데 반해 아직 야구 소재 영화의 대박 흥행은 없었던 것도 사실. 강우석 감독이 힘껏 던진 승부구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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