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박명수가 호통개그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호통'박명수로 불리며 인기를 수직 상승시켰다. 매사에 윽박을 지르는 그의 모습에서 시청자는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2011년, 안방극장도 호통이 대세다. 대부분의 대사가 호통으로 느껴질 정도다. 방송중인 SBS 미니시리즈 '싸인'의 박신양, MBC 주말극 '욕망의 불꽃'의 신은경과 서우, KBS 1TV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의 박정아 정애리를 비롯한 대부분 출연자가 '호통'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극의 흐름상 끊임없이 호통을 치고 소리를 지른다. 물론 시청자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드라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더없는 장치중 하나.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깜짝 깜짝 놀라게 만드는 역효과도 있다. 심지어 호통치는 모습이 싫어 채널이 돌아가기도 한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거주하는 35세 회사원 김모씨(여)는 "'싸인'은 즐겨보는 드라마다. 내용도 신선하고 출연배우들에 대한 호감도 높다"고 밝히며 "하지만 천재 부검의 박신양씨가 매번 소리를 지를 때는 나도 모르게 놀란다. 박신양씨의 뛰어난 연기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싸인'에서의 박신양은 '버럭'이 지나치다. 오히려 그의 연기력이 '버럭'으로 인해 훼손되는 느낌이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말극 SBS '시크릿가든' 종영과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며 시청률 탄력을 받고 있는 '욕망의 불꽃'의 신은경과 서우 역시 대단한 '목청'의 소유자. 최근 방송분에서 모녀지간임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자신의 딸이 서우임이 모르는 신은경,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신은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우의 갈등은 '3단 고음'으로 시청자들에게 표현되고 있다. 이쯤 되면 아이유도 울고 갈 '미친 고음'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현실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는 드라마가 절실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이구동성. 현실 도피성 판타지 드라마인 MBC '마이 프린세스', 인기리에 종영된 SBS '시크릿가든' 등이 인기를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호통 안방극장'에 대해 시청자의 호불호는 갈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TV만 켜면 '악악'거리니 보기 불편하다", "가족시간대 '호통'만 치니 보기 거북하다"고 불편함을 나타내는가 하면 "복받치는 버럭이 오히려 더 실감나게 한다", "제대로 쓴 악에 명품 연기력이 돋보인다"고 이유있는 '버럭'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다.
방송관계자는 "때로 지나쳐 보이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수많은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돋보이려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배우 입장에서는 감정 묘사에 치중하다보면 다소 과한 묘사가 나올 수 있는데, 연기에 몰입한 것으로 봐달라"고 애정어린 시선을 부탁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