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사', 외화 점령 극장가서 '뒷심'…韓영화 1위

임창수 기자  |  2011.03.06 10:01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포스터
꽃샘추위도 끝물인 3월의 극장가. 할리우드 톱스타들을 앞세운 신상 외화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노년 배우들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이하 '그대사')가 의미 있는 흥행으로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그대사'는 지난 5일부터 6일 오전까지 6만 513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영화중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며 '블랙스완', '컨트롤러', '랭고' 등 할리우드 외화들의 뒤를 쫓고 있다.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한 할리우드 외화들은 실로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작품들이다. 1위를 질주중인 '블랙스완'은 나탈리 포트만에게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안기며 그녀를 '오스카의 여신'에 등극시킨 화제작이고, 2위인 '컨트롤러'는 '본' 시리즈의 맷데이먼이 주연을 맡았다. 톱스타 조니 뎁의 더빙으로 화제를 모은 3D 애니메이션 '랭고' 또한 3위에 안착했다.

'그대사'는 관객들의 호평 속에 뒷심을 발휘하며 이들의 뒤를 쫓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대사'는 일반 시사 등을 통해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도 네이버 9.56점, 다음 9.6점으로 포털사이트에서 최고 수준의 평점을 기록하며 호평 받고 있다. 지난 5일부터 6일 오전까지 10%대 점유율을 기록한 한국영화는 '그대사'가 유일하다.

당초 '그대사'는 10억대 제작비에 이순재 김수미 등 노년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흥행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모은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삼았으나 '아파트', '순정만화', '바보' 등 앞서 진행된 영화화가 흥행에 실패했던 전례 또한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관측을 무색케 하듯, '그대사'는 3주차 주말까지도 꾸준한 관객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개봉 2주차 토요일이었던 지난 26일 관객이 3만 5435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한 주 만에 무려 2배 가까운 관객증가를 기록했다.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 등 명품 배우들의 호연은 관객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연륜과 경험을 갖춘 배우들의 연기는 인생의 늘그막에 찾아온 아련한 사랑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그려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스크롤을 통해 미묘하게 고조됐던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 또한 스크린 위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척박한 영화제작 환경 속에서 '그대사'가 쏘아올린 의미 있는 흥행. 명품 웹툰 영화 '그대사'가 관객들의 찬사 속에서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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