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정겨운 "싸이코패스 연기, 자신있다"(인터뷰)

배선영 기자  |  2011.03.15 16:00
배우 정겨운ⓒ임성균 기자 tjdrbs23@

정겨운(30)은 거침없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은 다소 의외다. 키 183cm의 모델출신 다운 탄탄한 체격에서 말 수 없는 듬직함이 예상되는데 주먹만한 얼굴은 늘 장난기로 그득하다. 그러나 그 장난기 속에는 냉철한 풍자가 담겨있다.

상대를 한바탕 유쾌하게 웃게 만들지만, 결코 허투루 말하지 않는다. 가식도 없다.

그래서인지 지난 10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싸인' 속 열혈 최이한 형사는 그에게 딱 맞는 옷이었다. 최이한 형사는 겉으로 보기에는 껄렁껄렁하다.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직감도 남달랐다.

물론 정겨운 입장에서는 비중이 서운했을 법도 하다. 그래도 이번 드라마 덕분에 팬층이 두터워졌단다.

"의외로 어린 팬들이 많아졌어요. 초딩이나 중딩?(웃음). 원래는 주말 드라마를 많이 해서인지 할머니나 아주머니들이 많았는데....지금은 어린 친구들이 많아졌네요."

그래도 장항준 PD한테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물론 친하니까 가능한 일이다.

"실의에 빠졌죠. 비중이 생각보다 작아서... 그때 장항준 감독님이 찾아와 용기를 북돋아 주셨어요. '넌 개그를 해도, 멜로를 해도 먹혀'라면서요. 그래도 신은 많이 안넣어주시더라고요.(웃음) 저는 '임팩트 있는 것 좀 넣어주시던지요'라고 말하고요."

"감독님과는 많이 친해졌어요. 허물없이 다가와주시고 제게 '술을 부르는 얼굴'이라며 초반에 장 감독님이 연출하실 때는 같이 술 많이 먹고 그랬어요. 전 저보다 한 5살 정도 많으신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13살이나 많으시더라고요. 정말 되게 젊게 사시는 것 같아요. 감독님께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왔어요."

장항준 PD 말 그대로다. '싸인'에서 역할의 비중은 박신양·김아중 투톱에 비해 작았을지언정, 정겨운은 최이한 역할을 통해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그는 이제 어떤 연기를 해도 잘 어울릴 듯 보인다. 정겨운 자신 역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듯 보였다.

"싸이코패스처럼 반쯤 미쳐 있는 연기, 솔직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이제는 이 것 저 것 할 수 있는 모습을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현실성 있으면서 땀내 나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뭐... 들어와야 하죠. 하하."

배우 정겨운ⓒ임성균 기자 tjdrbs23@


정겨운은 현재 차기작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식모들'을 확정지었다. 최고의 남자배우들만 한다는 재벌2세 역이다. 그러나 남다른 재벌2세가 될 것 같다. 1회에서 특수 분장까지 동원해 살이 잔뜩 붙은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8등신 정겨운이 보여줄 다음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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