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스타', 피말렸던 130분..긴장연속(현장스케치)

문완식 기자  |  2011.04.03 09:54
"1위는 임정희!" 손범수의 호명에 임정희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송지원 기자

모두가 일어나 기립 박수로 위대한 대결의 첫 시작을 축하했다.

2일 오후 11시 서울 홍지동 상명대 상명아트센터. 정각을 알리자 무대 위 장막이 걷혀지고 형형색색 조명을 받은 8명의 도전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11시 8인의 생방송 대결 시작!..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

신해철, 김창렬, 문희옥, JK김동욱, 선데이(천상지희), 김은정(쥬얼리), 임정희, 테이. 앞으로 6주간 매주 토요일 서바이벌 오페라 대결을 펼칠 이들이다. 조명은 하얀 색으로 바뀌었고 이들은 무대 뒤로 들어갔다.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케이블 채널 tvN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페라스타'가 2일 드디어 생방송 대결을 시작했다.

대결이 펼쳐진 상명아트센터에는 이날 오후 9시께부터 관객들이 속속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장르를 대표하는 톱 가수들의 오페라 대결은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600여 객석은 일찌감치 대결을 현장에서 보려는 팬들로 가득 찼다. 이제껏 시도되지 않았던 이 '살 떨리는' 대결에 관객들의 눈이 고정됐다.

'오페라스타'의 MC 손범수(왼쪽)와 이하늬 ⓒ사진=송지원 기자

생방송 시작 10분 전 객석 중간 심사위원 석에 앉은 성악가 서희태, 장일범도 긴장된 눈빛으로 무대를 응시했다. 머리를 두드리고 안경을 매만지는 이들이 모습에서 도전자만큼이나 긴장된 모습이 엿보였다.

11시13분 MC 손범수와 이하늬가 무대에 오르자 긴장감은 배가됐다. 이어 지난 한 달간 도전자 8명을 오페라의 세계로 이끌었던 멘토 서정학과 김수연이 소개됐다. '제자들'의 첫 대결을 앞둔 이들은 웃는 얼굴로 선전을 기원했지만, 긴장감은 감춰지지 않았다.

서희태는 "8명의 아름다운 도전이 시작됐다"면서 "얼마나 진실하게 노래하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장일범은 "한 달이란 준비시간을 감안, 얼마나 원곡에 충실한지 또 얼마나 자기만의 스타일로 해석하는지 살피겠다"고 심사의 주안점을 밝혔다.

◆김창렬, 첫 테이프를 끊다..테이, JK김동욱, 신해철, 임정희 '감동의 무대

이날 대결의 첫 주자는 김창렬. 그는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에 도전했다. 김창렬이 여행용 가방을 들고 무대에 오르자 객석은 일순간 정적에 빠졌다.

그가 노래 부르는 3분여, 객석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관객들의 눈은 김창렬의 입에 고정됐다. 이윽고 그의 노래가 끝나자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한껏 긴장해 보이던 김창렬은 그제야 미소를 띠었다.

김창렬 선데이 테이 임정희(왼쪽부터) ⓒ사진=송지원 기자

김창렬의 애절한 노래만큼이나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우호적이었다. 그는 이탈리어 발음 '시'(si)에 대한 지적 외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았고, 관객들의 박수는 끊이지 않았다.

두 번째 도전자는 선데이. 그는 헨델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로 도전에 나섰다. VTR이 흐르는 사이 선데이가 무대 위에 올랐다. 긴장이 되는지 옷매무새를 계속해 고쳤다. 고운 목소리가 흘렀고, 관객들은 박수와 함께 또 한 번 기립했다.

테이는 베르디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을 실제 바람둥이 같은 무대 퍼포먼스로 환호를 이끌었다. 자신감 또한 넘쳐났다.

문희옥과 JK김동욱 역시 찬사가 이어졌다. 김동욱은 무대 중간 탁자에서 내려오다 마이크가 의상에서 떨어지는 '생방송 실수'가 발생했지만, 떨어진 마이크를 자연스럽게 발을 이용해 몸 쪽으로 당기는 재치를 발휘, 위기를 넘겼다.

열창하고 있는 임정희 ⓒ사진=송지원 기자

이날 가장 아쉬운 무대는 김은정의 무대였다. 포치니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부른 김은정은 이날 도전자 중 거의 유일하게 심사위원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 안타까움을 안겼다.

신해철과 임정희의 무대는 관객들의 반응만 놓고 봐서는 완벽 그 자체였다. 막바지에 이른 이날 대결에서 이들의 무대가 연이어 이어지자 관객들은 또 다시 긴장한 모습으로 무대를 응시했다.

이날 신해철은 무대 직후 객석에 있는 아내에게 달려가 키스를 해 눈길을 끌었다. 임정희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당장 오페라 무대에 진출해도 손색없다는 극찬을 받았다.

◆임정희 1위, 김은정 첫 탈락..130분 피 말리는 대결 종료

오전 1시를 10분 앞둔 시각. 8명의 도전자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탈락자를 결정하기 위한 시간. 무대를 마쳤다는 안도감에 한숨 돌렸던 도전자들의 표정에 다시 긴장감이 맴돌았다.

MC 손범수가 다음 주 도전자들을 차례로 호명했다. 테이가 가장 먼저 불렸다. 이어 김창렬, 문희옥, JK김동욱, 신해철이 다음 주를 기약했다.

임정희, 선데이, 김은정이 마지막까지 남았다. 1명은 시청자 문자투표 1위, 나머지 2명이 7,8위다. 1위 발표를 앞두고 손범수가 "1분 후에 뵙겠다"는 멘트를 하자 일순 현장에 탄식이 흘렸다. 방송으로는 CM이 나가는 사이 무대 위 3명의 도전자는 웃고 있었지만 긴장만은 감출 수 없었다.

문희옥 김은정 신해철 JK김동욱(왼쪽부터) ⓒ사진=송지원 기자

임정희가 1위였다. 이날 현장에 응원 나온 '독설의 대가' 작곡가 방시혁이 환한 웃음과 박수로 임정희의 1위 선정을 축하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남은 것은 선데이와 김은정 두 사람. 1명은 안도를, 1명은 좌절을 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심사위원들의 선택. 서희태는 김은정을 택했다. 이어 장일범, 김수연이 연이어 선데이의 손을 들어줬다. 그리고 서정학이 선데이를 택했다.

'오페라스타' 최후의 탈락자로 김은정이 결정됐다. 하지만 김은정은 결코 눈물 흘리지 않았다. 그는 "다른 분들이 잘하셨다"면서 "오히려 속이 후련하다"고 말해 박수를 이끌었다. 130분간의 피를 말리는 대결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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