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순정' 이청아 "아직도 꿈에선 순정이"(인터뷰)

13일 종영 SBS 일일극 '호박꽃 순정' 주인공 박순정 역

문완식 기자  |  2011.05.13 17:18
배우 이청아 ⓒ사진=송지원 기자


"시원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아직도 꿈에서 순정이가 돼요."

배우 이청아(27)는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SBS 일일극 '호박꽃 순정'(극본 하청옥 연출 백수찬)이 13일 6개월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타이틀롤 순정 역 이청아는 지난 6개월을 순정이로 살았다. 종영을 앞두고 이청아를 만났다.

"순정이가 극적인 부분이 너무 많아 힘들었어요. 처음에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무슨 상황이 이렇게 끔찍할까' 생각할 정도로 우여곡절 많은 인생이더라고요. 연기하면서도 순정이라는 인물 자체가 참 많이 측은했어요."

'호박꽃 순정'은 자신을 버리고 성공에 집착하는 장미 같은 어머니 준선(배종옥 분)과 자신을 희생하며 주위를 아름답게 해주는 호박꽃 같은 딸 순정(이청아 분)의 이야기를 다뤘다.

◆"순정 캐릭터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끝내니 뿌듯해"

생모를 몰랐던 순정은 고생 끝에 준선을 찾아내지만, 준선이 자신을 일부러 버린 것을 알고 더욱 힘들어진다. 극중 자살을 감행하기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캐릭터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이제껏 맡았던 역할 중 가장 강도 높은 역할이었어요. 드라마를 하면서 아버지, 어머니가 연이어 죽고,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짜 어머니는 자신을 버렸다는 게, 사실 쉽게 다가오는 설정은 아니었어요."

이청아는 "그래도 6개월 동안 꿋꿋이 해내고 나니 참 뿌듯하다"며 "지금까지 출연했던 어떤 드라마보다도 남는 게 많은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KBS 1TV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를 끝냈을 때는 뭔가 엉킨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순정 역할 연기를 하면서 그 때 엉켰던 느낌을 풀어낸 느낌이에요. '다함께 차차차'때는 촬영도 길고 해서 굉장히 지켰거든요. 스스로 지친 거죠. 그래서 이번에는 '절대 지치지 말자'고 다짐했고 지켜낸 느낌이에요. 힘을 잘 안배했죠."
배우 이청아 ⓒ사진=송지원 기자

◆"배종옥 선배한테 많은 것 배워..닮고 싶은 선배"

힘 안배에도 성공했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 외적으로 배운 것도 많다. 특히 극중 '엄마'로 나온 준선 역 배종옥에게는 배운 게 많았다.

"배종옥 선배님한테 정말 많이 배웠어요. 배종옥 선배님이 앞에서 연기를 하는데, 마치 화면으로 연기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원래도 존경하는 선배님이었지만 이번에 함께 연기하면서 더 팬이 됐죠. '아, 나중에 나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배종옥은 이청아가 '연기가 엉켰다'고 느낄 때면 집으로 불러 지도를 해줬다. 이청아는 "배종옥 선배님이 항상 자신감을 주고, 감싸 안아주셨다"며 "그럴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기자 아버지, 연출가 출신 어머니 "많이 늘었다" 칭찬 기뻐

'호박꽃 순정'은 지난 8일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9일에는 배우들끼리 모여 '쫑파티'를 했다. '대장정'이 끝난 것이다. 6개월이란 긴 시간을 달려온 만큼 쉬고 싶을 만도 한데 이청아는 "아직 에너지가 넘친다"며 웃었다.

"드라마 중간 한창 순정이가 힘들 때가 있었거든요. 그 때 같았으면 아마 푹 쉬고 싶었을 거예요. 헌데 순정이가 고난을 딛고 밝은 모습으로 막을 내리니 에너지가 넘치네요(웃음). 아, 이렇게 에너지 넘치게 끝날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해요. 안 쉬고 바로 다음 작품을 하고 싶을 정도에요."

이청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주변에서 눈빛이 변했다, 어른이 된 것 같다고들 말한다"며 "연기나 연기 외적인 부문에서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평가도 달라졌다. 그의 아버지는 연기자 이승철, 어머니는 연극연출가로 활동한 황란규씨다.

"부모님이 사실 칭찬에 인색하세요. 제가 연기하는 것을 반대하셨던 이유도 있어서인지 제 연기에 대해 별로 말씀을 안 하셨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잘했다', '많이 늘었다'고 말씀해주셔서 더 기뻐요."
배우 이청아 ⓒ사진=송지원 기자

◆"사랑? '트리플 에이'형이라 늘 놓쳐..순정이 하고나니 연애하고 싶다"

이청아는 올해 스물여덟 살이다. 자연 '사랑'을 생각할 때다.

"이제 연애도 하고 싶어요. 이번 드라마 끝나면 연애할 생각이에요. 하하. 대학(한양대 연극영화학과)때부터 뭉쳐 다니던 9년 지기 친구들이 제 지인의 거의 다거든요. 사실 짝사랑을 많이 해봤어요. 근데 '트리플 에이' 형이라 늘 말 못하고 지나쳤거든요. 근데 순정이 역할 하면서 제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걸걸해졌어요. 많이 솔직해졌고요. 이제 준비는 갖춘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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