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김기덕 감독, 비밀행보 연속..'날 찾지마세요'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2011.05.13 18:43


3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김기덕 감독이 칸에서 비밀스러운 행보를 이어간다.

김기덕 감독의 자전적 다큐멘터리로 알려진 '아리랑'은 13일 오후 5시(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진행 중인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의 주요 상영관 드뷔시 극장에서 첫 공개된다.

'아리랑'은 올해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화제작 가운데 하나. 김기덕 감독은 갈라 스크리닝과 기자 시사회를 겸한 이 자리에 참석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의 칸 영화제 공식·비공식 일정은 이것으로 끝이다. 김기덕 감독은 이미 영화제 측에 일체의 내외신 인터뷰를 사절하겠다고 밝혔고, 숙소 또한 따로 정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김기덕 감독의 숙소는 물론이고 언제 입국해 언제 출국하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며 "칸 이외의 다른 곳에 머물다 스크리닝에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유롭게 움직이다 예정된 시간 예정된 장소에만 나타나겠다는 그의 뜻을 영화제도 순순히 받아들였다.

공식 경쟁부문을 비롯해 주목할만한 시선 등 공식 부문에 초청된 대부분 감독들의 경우 대개 각종 내외신 인터뷰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한다. 김기덕 감독 같은 요구를 하는 감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례적인 행보임은 분명하다.

영화 관계자는 "칸 영화제가 영화로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김기덕 감독의 뜻을 기꺼이 존중한 셈"이라고 밝혔다.

2008년 영화 '비몽' 이후 두문불출하던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에 어떤 내용을 담았을 지 또한 관심거리다. 국내 영화계와의 긴장관계 속에 논쟁적인 작품을 연이어 내놓았던 그가 반추하는 자신의 영화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크다.

영화의 주요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스크린데일리 등 현지 데일리들은 '아리랑'의 줄거리를 "빈 집들 주변을 서성이던 나쁜 남자가 꿈에서 깨어나 삶의 현실을 마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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