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위탄' 2인자 이태권..그에게 거는 기대

김현록 기자  |  2011.05.28 07:00
ⓒ홍봉진 기자


'위대한 탄생'의 최종 우승자는 백청강이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 파이널 무대에서 백청강이 김태원의 멘티 동료인 이태권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태권은 감격한 백청강을 꼭 안아주고 박수를 보내고 조용히 무대를 내려왔다.

다급한 생방송은 떠나는 이태권에게 변변한 소감 한 번 말 할 기회를 주지 않았지만, 이태권은 이대로 떠나보내기 아쉬운 도전자임에 틀림없다. 이날 파이널 무대에서 이태권이 부른 YB의 '박하사탕'과 김태원의 자작곡 '흑백사진'은 그의 매력을 꽤 잘 표현해냈다. 특히 김태원의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흑백사진'은 그의 감미로운 보컬을 살리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우람한 덩치, 우락부락한 외모, 그을린 피부에 흐린 눈썹, 속내를 가늠하기 힘든 표정… 이태권은 예선 첫 등장부터 만만찮은 포스를 풍겼다. 그러나 그가 입을 열어 고운 미성을 뽐내는 순간 지켜보던 모두가 입을 떡 벌렸다.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고운 목소리에 담담한 감성을 싣는 그는 단박에 '위대한 탄생'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미성과 감성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무대로 이태권은 매 무대마다 심사위원 평가에서 상위권을 유지했고, 장르와 세대를 가리지 않는 선곡으로 30∼40대에 이르는 다양한 팬들을 확보했다. 70년대 디스코 '스태잉 어라이브'나 양희은과 함께 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처럼 1991년생이라고는 믿기 힘든 선곡까지 종종 나온다. 풍성한 감성으로 노래를 해석해 또한 자신의 방식대로 소화한다. 험상궂은 스무살 청년에 놀라 매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정도다.

단점도 있다. 너무 안정된 감정 처리로 멘토 김태원으로부터 "40년을 초월한 느낌"이아니라 "앙금이 남은 느낌"으로 부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박칼린의 지적처럼 부족한 리듬감이 약점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이태권 식으로 소화한달까. 팝송 미션에서 선보인 '배드 케이스 오브 러빙 유'를 부를 때 엉덩이를 실룩이며 춘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춤 조차 어찌나 신명나던지.

연변의 밤업소 가수 출신으로 모진 어려움을 겪고 지금에 온 백청강과 비교하자면 평범하게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와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그의 이력은 어딘지 평범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 무던한 모습, 웃는지 우는지조차 알 수 없는 표정은 자체로 이태권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됐다. '노래하는 모나리자' 이태권에 대한 팬들의 지지는 여전히 확고하다. 김태원이 바라마지 않았듯 그가 자신이 경험을 실어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될 이 언제일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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