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살펴본 '기적의오디션' 심사위원 5인 캐릭터

배선영 기자  |  2011.05.28 14:02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는 오디션 지원자가 무대로 들어선다. 목소리가 덜덜 떨리는 지원자가 자신이 가져온 것을 펼쳐보이자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독설을 퍼붓는다. 그러자 그 바로 옆 나긋한 목소리의 심사위원 한 명은 용기를 북돋아준다. '이 부분은 잘못됐지만 저 부분은 너무나 좋았다'라며 그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마지막 심사위원은 비교적 냉정한 시각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당락은 보통 이 마지막 심사위원의 선택에 달려있다.

어디에선가 많이 본 오디션 풍경이다. 미국 FOX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과 폴라 압둘, 그리고 랜디 잭슨이 떠오르지 않나.

'아메리칸 아이돌'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이 확연한 개성을 갖춘 심사위원 3인의 캐릭터가 큰 역할을 했다. 이 세 심사위원의 캐릭터는 이후 등장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조금씩 변형돼 그 맥락을 같이해왔다.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나 지원자의 가슴을 후벼 파는 독설가 심사위원이 존재했고, 그들의 인생역전에 눈물을 쏟으며 찬사를 보내는 따뜻한 감성의 심사위원도 있었다.

지원자만큼이나 큰 화제가 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 국내에서도 수년 전부터 케이블채널 tvN '슈퍼스타K'가 큰 인기를 끌면서 우후죽순으로 지상파 방송3사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 했다하면 중박 이상은 간다는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범람 가운데, SBS가 오는 6월24일 첫 선을 보이는 국내 첫 배우 선발 오디션 '기적의 오디션' 2차 지역예선 현장을 찾았다.

배우 오디션인만큼 심사위원들 역시 내로라하는 배우와 감독들로 구성됐다. '기적의 오디션'은 배우 이범수를 시작으로 김갑수 김정은 이미숙 등을 배우 심사위원 자리에 앉혔다. 이어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도 명단에 추가됐다. 과연 이들은 어떤 개성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게 될까?

이중 이미숙을 제외한 심사위원 4인이 지난 25일 오후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취재진에 공개된 심사현장에 참석했다. 30여 분간 공개된 두 참가자들의 심사현장에서 벌써 심사위원 4인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김갑수는 매서운 눈초리로 또 하나의 독설 심사위원 탄생을 알렸다. 그는 "무엇보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감정연기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그동안 몇 번 심사를 했는데 나는 긴 말 하지 않는다. 일단 나한테 걸리면 거의 선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이야기는 다른 분들이 많이 하시니까"라고 그만의 심사방식을 밝혔다.

실제 그는 이날 공개된 참가자 20대 남성 A의 연기에는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40대 여성 B의 연기에는 "연기를 꼭 하고 싶은 이유가 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긴 말 하지 않고 진정성이 실린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는 깐깐한 방식이었다.

이범수는 가장 열정적으로 참가자들을 살펴봤다. 그는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연기에 "왜 그 장면을 선택 했냐"부터 "다른 장면을 연기해 달라", "예컨대, 휴학계 내고 군대도 안가고 용돈만 타 쓰는 방정맞은 막내아들의 모습을 보여 달라"라며 적극적으로 주문했다.

김정은은 그 스스로 "나의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들에게 해줄 말이 많고 손을 내밀어 주고 싶다는 마음에 수락하게 됐다"라며 "나는 좀 번외로 다른 것을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이야기도 좀 해주고 싶다.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배우 또 여러 스태프와 함께 하는 것 인만큼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등등을"이라고 그의 심사방식을 예고했다. 그는 따뜻한 시각에서 참가자들을 바라보고 단점을 꼬집기 보다는 장점을 칭찬했다.

곽경택 감독은 가장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심사위원이었다. 그는 영화를 찍기 전 이미 수 백 번의 오디션을 심사위원 자격으로 본 경력이 있었다. 배우 입장의 다른 심사위원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짧은 시간 동안 참가자들의 다양한 면면을 뽑아내기 위해 감독 입장에서 주문했다.

TV출연에 주저했다는 곽 감독은 "그래도 보석 같은 신인을 발굴한다는 것은 연출자가 아니면 누릴 수없는 보람이다"라며 "평소 늘 하는 오디션을 확장시키는 개념에서 다가갔다. 좋은 신인들 찾아보자는 취지였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날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미숙은 '기적의 오디션' 예고편 영상을 통해 김갑수와는 또 다른 색깔의 독설가가 될 것을 예고했다. 지원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매의 눈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자신만만한 실력파일지라도 주눅이 들 듯 보였다.

이처럼 오는 6월24일 첫 방송 예정인 '기적의 오디션'은 심사위원의 다양한 매력을 예고했다. 심사위원의 매력이 곧 화제성으로 연결되는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기적의 오디션'도 탄탄한 심사위원 군단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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