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PD "'개콘'이 잘돼야 韓코미디가 산다"(인터뷰)

KBS 2TV '개그콘서트' 오는 7월 3일 방송 600회

문완식 기자  |  2011.06.27 11:03
KBS 2TV '개그콘서트'의 서수민PD <사진제공=KBS>
"잘 자란 나무, 잘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KBS 2TV 공개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오는 7월 3일 방송 600회를 맞는다. 지난 1999년 첫 방송한 이 프로그램은 한국 방송 공개개그프로그램의 '대명사'이자 '유일무이'한 공개개그프로그램으로서 큰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600회 녹화를 앞두고 특집 아이템 구성에 한창인 연출자 서수민PD를 만났다. 서PD는 지난 1999년 '개콘'이 첫선을 보일당시 조연출로 인연을 맺은 후 지난해 11월부터 연출자로서 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10년 넘는 '개콘' 역사의 산증인 중 하나다.

-'개콘' 600회를 맞는 소감은.
▶1999년 '개콘이 시작할 때 당시 박중민PD 밑에서 김석현PD와 함께 조연출이었다. 2년 정도 조연출을 했는데 정말 개그맨들과 함께 고생을 많이 했다. 그 때는 이게 뭐가 될 줄 모르고 씨를 뿌렸는데 10년이 되니 정말 잘 큰 나무가 됐다. 이제는 내가 기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웃음).

그간 여러 사람들이 거름을 정말 잘 줬다. 이제는 이 잘 자란 나무를 잘 지켜야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600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전 국민의 잔치로 만들고 싶다. 지난 10주년 때는 '개콘'을 거쳐 간 선배 개그맨들이 나와 축하를 해줬다. 그것도 좋았지만 이번만큼은 개그 연기를 안 하는 사람들로 기념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각 코너별로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게스트들을 섭외했다. 그런데 이분들이 자기들도 세게 망가지겠다고 해서 놀라면서도 고마웠다.

김상경, 이원종 등 영화제 보다는 덜하겠지만 유명 배우 분들이 많이 출연키로 했다. '슈퍼스타KBS'에는 진짜 가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아이돌, 트로트 가수 등 각 장르의 가수들이 나와 개그맨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9시쯤 뉴스'에는 실제 앵커들이 출연한다. '두분 토론'은 정말 예상할 수 없는 게스트들이 나와 혈전을 펼칠 예정이다.

-방송 3사 유일의 공개개그프로그램으로 막중한 책임을 느낄 것 같다.
▶그렇다. 사실 이번 600회를 준비하며 '개콘'의 책임에 대해 더 많이 느끼게 됐다. '개콘' 600회에 '웃찾사'나 '개그야' 개그맨들이 축하 화환을 보내며 '국경을 넘는 축하'를 해줬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개콘'이 공개개그프로그램이라는 장르를 잘 지켜주고, 또 개그맨들의 무대를 잘 지켜야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개그맨들이 굳이 버라이어티에 출연하지 않아도 코미디만으로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망'일 수 있겠지만 결국 우리가 더 잘 돼야 한국 방송 공개개그프로그램도 다시 살아날 것이다.

'개콘'을 맡고 첫 인터뷰에서 각오를 묻기에 '웃찾사'와 '개그야'의 부활이라고 한 적이 있다. 사실 '개콘'의 시청률이 팍 뛰거나 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다. 코미디 시장이 살아나서 개그맨들의 무대가 활성화 됐으면 한다.

-'개콘'의 장수 비결은 무엇이라 보는지.
▶흔히들 '개콘' 장수의 비결을 '시스템의 승리'라고들 말한다. '개콘'에는 70여 명의 현재 출연자들과 30여 명의 잠재적 출연자 등 100여 명이 희극인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출자와 작가 등 제작진의 일과 중의 반은 방송 내용 관련이라면, 나머지 반은 이들 개그맨들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다.

누가 누구와 몇 년간 사귀고 있는지, 어제 술을 마셨는데 오늘 컨디션은 어떻다든지 주말에는 뭐했는지 행사는 뭐를 하고 있는지 다 체크하고 속속들이 꿰고 있다.

물론 매니지먼트에 다 맡겨 관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개콘'이라는 무대에서 성공해야 행사도 하고 다른 프로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서수민PD <사진제공=KBS>
-지난해 11월 '개콘'을 맡아 여러 코너를 새로 시작했는데 모두 성공적이었다. 빠른 시일 안에 '개콘'을 안정시킨 비결은 무엇인지.
▶'개콘'을 떠나 이후 '폭소클럽'과 '개그사냥'('개그스타'의 전신)을 맡아 연출했다. '개콘'을 만들어 본 사람이 '개콘'과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내게 일이 주어졌다고 한다(웃음).

'개콘'을 떠나있으면서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끊임없이 신인들을 발굴해왔다. 지금 '개콘' 출연진의 반이 당시 발굴한 신인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뭘 잘하는지 잘 알고 있다. 대화의 간극을 훨씬 빨리 메울 수 있는 셈이다.

여담이자만 '폭소클럽' 당시 개그맨들 사이에서 내 별명이 '16년간 '개콘'을 준비하고 있는 폭소 서수민'이었다고 한다(웃음). 그만큼 '개콘'을 떠나있으면서도 '개콘'과 KBS 공개코미디에 대해 늘 준비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개그맨들에게 늘 '버리라'고 요구한다. 코너 검사에서 항상 말하는 게 '미련을 갖기 말고 버려라'다. 미련이 있으면 안 된다. 공들여 준비했어도 미련 없이 버려야 사랑받는 코너가 나올 수 있다.

송중근, 신보라도 버리고 버린 끝에 '생활의 발견' 코너를 만들어 냈다. 김준호는 '미끼'라는 코너를 버리고 나서 '감수성'이라는 코너를 만들 수 있었다.

개그맨들이 미련을 가질 때 빨리 털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연출자로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코미디는 '풍자'가 중요한 요소인데, '개콘'을 하면서 어떤 '성역'이나 '제한'에 좌절한 적은 없는지.
▶대개의 분들이 코미디 프로에서 언급이 되면 '희화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불쾌해 한다. 물론 항의를 하는 분들도 많다.

어려운 부분이 많다. 매주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그 주의 키워드를 쭉 늘어놓고 개그맨들과 논의를 한다. 그런 후 이게 '전 국민이 그렇다고 느낄만한 것인가' 고민한다.

풍자, 사회 코미디를 해 본 결과, 전 국민이 공분하는 이슈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의견이 갈리는 이슈는 항의도 많고, 어려움이 컸다.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풍자는 코미디 프로가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시도는 계속할 것이다.

-600회를 넘어 601회 '개콘'은 어떻게 되는지.
▶600회를 기점으로 확 바꿀 생각이다. 지난 한달 동안 개그맨들이 가장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 것은 600회가 아니라 601회였다. 새로운 코너 5개 정도를 첫 선을 보일 생각이다.

보통 6개월을 넘기면 인기 코너라 본다. 현재 '개콘'에서 그 기준을 넘는 코너는 '달인', '봉숭아학당', 두분토론', '발레리NO'정도다. 이들 코너에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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