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이미지 변신보단 내게 맞는 역할 좋다"(인터뷰)

최보란 기자  |  2011.06.30 11:45
배우 김재원 ⓒ사진=다즐엔터테인먼트 제공


보고 있는 사람마저 웃음 짓게 만드는 예의 그 '살인미소'가 TV 화면을 환하게 만드는 순간, 배우 김재원(30)이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올해 초 전역한 김재원은 MBC 주말극 '내 마음이 들리니'로 복귀 신고식을 치르며 언제 연기를 쉬었냐는 듯 단번에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연기자로서 자신의 매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김재원표 연기는 다시금 시청자들에게 그의 존재를 각인 시켰다.

제대 후 복귀작 '내 마음이 들리니'의 종영까지 4회 만을 남겨둔 그는 촬영 마무리로 바쁜 가운데,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있었다. 어느덧 데뷔 10년, 이젠 설렘보다는 가족 같은 편안함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재원. 비오는 날의 따뜻한 차 한 잔 같은 그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드라마가 따뜻하게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어요. 가족의 중요성이나 가족애의 훈훈함을 잘 전달했으면. 다른 드라마도 그런 소재가 있겠지만, 우리 드라마는 가족에 대한 내용을 주로 내포하고 있으니까요. 청각장애를 겪는 동주를 통해 그들의 아픔이나 애환에 대해서도 잘 매끄럽게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 이예요."

김재원이 전역 후 처음 맡은 역할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지만 이를 주변에 철저히 숨겨야 하는 삶을 살고 있는 차동주.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을 잃었지만, 양아버지에게 뺏긴 회사를 어머니에게 돌려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철저히 자신의 장애를 숨겨왔다. 시각장애 연기에 비해 도드라지지 않는 청각장애를 시청자들에게 잘 표현하느라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

"촬영할 때 얼굴을 못보고 입술만 보게 돼요. 그 사람의 표정 자체가 어떤지 알 수 없죠. 또 어떤 얘기를 언제 할지 모르니까. 항상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해요. 시선을 딴 데 둘 수 없으니까 눈도 많이 아프고요. 그래도 드라마 후반에 청각장애라고 공개를 했기 때문에 조금은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됐어요. 장애를 숨길 땐 조마조마하고 마음이 불편 했어요. 아무래도 청각장애가 있다는 설정으로 인해 동선이라든가 표현이 한정적이고 틀과 제약이 많았죠. 솔직하게 밝히고 이해해 달라고 한 뒤에는 연기하면서도 많이 편해졌어요."

배우 김재원 ⓒ사진=다즐엔터테인먼트 제공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역할은 처음이었고, 이 같은 소재를 다룬 드라마도 흔치 않았기에. 김재원은 동주가 자신의 장애를 당당히 인정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극중 대사에 '난 듣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누구나 자신만의 핸디캡이 있죠. 누구나 마음에 상처나 트라우마 하나씩은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들이 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청각장애나 시각장애는 겉으로 드러나니까.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들 입에서 눈을 통해서 측은지심으로 다가 갈수도 있는데, 이 대사는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으로 표현돼 기억에 남아요."

이번 작품으로 김재원은 군복무 동안의 공백을 깨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 이야기와 가슴 속에 상처가 있지만 꿋꿋이 이겨내는 긍정적인 캐릭터 역시 그에겐 맞춤옷 같았다.

심혈을 기울인 선택이었을 것으로 짐작됐다. 그러나 작품을 읽는 순간 너무 마음에 들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고. 그는 "제대 후 바로 좋은 작품을 만났다"며 "2주 만에 바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운이 좋았죠"라고 말했다.

물론 이번 역할은 김재원에게 딱 맞는 캐릭터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차동주는 그간 연기해온 작품 속 그의 모습은 물론 평소 부드러운 이미지에도 잘 어울렸다. 그러나 한편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이나 욕심은 없을지 궁금하다.

"배우로서 욕심에서는 이미지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죠. 그렇지만 제 틀에 맞지 않는 작품이나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굳이 해야겠다고 생각할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저에게 맞고, 제가 지향하는 작품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해 보고 싶어요."

그는 또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작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시장자체가 변화한 거죠. 글로벌한 국제 배우들은 자기만의 캐릭터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액션, 로맨틱, 휴먼 드라마 등, 저 배우가 나오면 저런 작품이라는 캐릭터화가 돼 있기 때문에. 제가 한번 자신만의 캐릭터가 있는 배우로서 선구자로 자리를 잡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배우 김재원 ⓒ사진=다즐엔터테인먼트 제공


그가 추구하는 바는 '김재원이 나오는 드라마다, 영화다'하면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을 하는 것. 김재원은 "김재원 나오는 영화가 개봉했다, 그러면 온 가족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이랄까요. '이번엔 아빠랑 봐야지', '엄마랑 봐야지' 하면서,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상기시켜 줄 수 있는 작품들을 하고 싶어요"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번 작품 역시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합이 주된 작품이었다. 그 때문일까. 특히나 선후배 연기자들 간의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는 소문이다.

"선후배, 동료 할 것 없이 너무 분위기가 좋았어요. 메가폰을 쥐고 계신 김상호 감독님 자체가 너무 착하신 분이죠. 힘들고 피곤해도 누구 하나 짜증내거나 화를 내기 힘든 분위기랄까요. 모두 웃으면서 촬영을 하게 돼요. 또 저희 작품엔 오래 연기생활 한 분들이 많았고. 그래서 이 일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라고 다들 알고 계시기 때문에 더욱 편안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죠."

김재원은 '내 마음이 들리니'에 출연 하는 가운데, 최근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이에 팬들이 촬영장을 찾아 축하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데뷔 10년이요? 어찌 보면 부담이 될 수도 있죠. 이제는 신인으로서의 부족함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간은 끝났잖아요. 응석 받아 줄 수 있는 시간은 끝났다는 거죠. 이젠 어디가면 '10년이나 됐는데'하는 중압감이 없지 않아요. 조금은 신중해 지고 제가 하는 작품 연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렇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필요성은 있는 것 같아요. 10년이란 기간 동안 '배우 김재원'이라는 타이틀로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면 '배우라는 생활을 제가 안 좋게 하지는 않았구나' 싶어요. 하하. 팬들 보면서 힘을 얻게 돼요. 사실 친구, 부모, 형제들의 기념일을 챙겨주기도 쉽지 않은데. 제가 제 일을 10년 했는데, 그것을 이렇게 축하해 주시고 챙겨주시는 게 너무 감사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 이예요."

배우 김재원 ⓒ사진=다즐엔터테인먼트 제공


앞으로도 배우로서 계속 달려갈 김재원. 이제는 첫 만남 같은 설렘보다는 가족 같은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연기자를 꿈꾼다. 언제 어떤 작품을 통해서 보더라도, 그가 나오는 장면에서 참 좋은 느낌을 갖게 되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어떤 배우의 팬이 되면, 작품이 흥행이 되지 않았는데도 그의 출연작을 전부 보고 싶을 때가 있죠. 정말 작품이 별로인데도, 그 배우가 나온 장면들은 보기가 좋은 거 있잖아요. 2시간, 3시간 러닝타임 중에서도 그 배우가 연기를 한 장면에 대해서는 '정말 멋지다', '너무 좋다'하는 장면들이 있으니까. 저도 작품의 흥행 여부를 떠나, 제 연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팬들에게도 그는 자신만 쭉 좋아해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끔은 서로의 존재를 잊어도, 마음으로 늘 이어져 있는 가족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이것 역시 지난 연기 생활을 통해 얻은 자부심이자 믿음, 깨달음이기도 하다.

"팬들한테 그러죠. 자기 삶에 충실하다가 좋아하는 작품에 내가 나오면 '김재원 나왔네' 하고 좋아해 주고, 그러다 다른 좋은 배우나오면 좋아해 주시다가 다시 돌아오시고. 그렇게 지내 달라고요. 진짜로 팬 미팅 자리에 가보면 예전에 보였던 분들이 다시 보이시기도 해요. 하하."

"10~20년 된 친구인데도 계속 연락 없이 지내다 보면 멀어졌다가,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걸로 다시 만나게 되는 것처럼. 또 부모와 자식도 내가 바쁘고 사회 생활하다 보면 잊혀졌다가고 다시 소중함을 깨닫는 것처럼. 그래도 마음속엔 늘 서로가 있잖아요. 서로의 삶에 충실하게 살다가 가끔씩 반갑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영원히 함께 하는 친구, 동반자 같은 작품을 선물해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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