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가 기대되는 이유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11.07.01 16:02


'TV=바보 상자'

한 때 이렇게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얘기지만.

이유는? 작은 상자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상태로 몰고 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새삼스레 요즘 방송이 그렇다. 드라마건 예능 프로그램이건 볼거리가 참 많아졌다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과거 몇 년 사이에 확 변화되었다.

그 프로그램들은 과거 단순히 가요를 소개하고 순위를 매기던 형식에서 벗어났다. 60~70년대 음악이란 매개체를 통해서 추억을 방울방울 환기시켰던 세시봉. 90년대 대표적인 가수들을 통해서 가창력의 중요성, 노래가 주는 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나는 가수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아이돌이 대세인 최근, 음악의 또 다른 매력들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플러스, 또 기대되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이다.

물론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워낙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특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니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가요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볼 때, 당연히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음악'으로만 따져 봐도 기대된다는 얘기다.

‘무한도전’은 2007년 강변북로가요제,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등 2년마다 가요제를 개최해 우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렇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즐거움은 바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데 있다 이 말씀.

아, 여기서 잠깐!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 대해 가요계 일각에서 불만어린 목소리도 있다. '나는 가수다'에 이어 음원장사를 다 해먹을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 현재 나오는 가요들에겐 치명타를 주면서 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 가요제가 갖는 의미는 '나는 가수다'와는 또 다르다. '나는 가수다'가 과거 이미 발표 된 노래들을 다시 불러서 화제가 된 것이라면,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지금 현재, Now, 바로 21세기 가요의 현주소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드래곤, 바다, 길,10cm, 스윗소로우, 이적, 정재형, 이들이 과거 노래를 재탕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지금 현재 느낌,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곡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냔 말이다.

새로 발표되는 요즘 가요들과의 차이점이라면 순수하게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래 발표를 한 게 아니라는 점. 대신 '무한도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과 예능을 함께 버무려서 노래의 즐거움을 전하려 한다는 점일 텐데...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전달하는 게 뭐가 중요하랴. 노래의 본질을 지킨다면 말이다.

노래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즐거움이다. 아무리 무뚝뚝한 사람도 신나는 음악에 저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되지 않는가. '무한도전 가요제'는 이렇게 노래가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다. '나는 가수다'처럼 긴장하고 어깨에 힘을 잔뜩 주지 않아도 된다. 삑사리, 아니 음이탈이 되고, 중간에 실수가 있어도 괜찮다. 그저 좋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할 테니까.

여기에 그 재미를 배가시키는 이유 플러스!

희한하게도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선 누가 일등이고 누가 꼴등이라는 '스포일러'가 없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또 끝까지 궁금해 하면서 보게 되지 않을까?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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