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강윤서와 실제 김민서는 사뭇 달랐다.
배우 김민서(27)와 인터뷰가 있던 날, 마침 TV에서는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월화극 '동안미녀' 재방송 중이었다. TV속 그녀가 울부짖으며 악을 쓰고 있을 때, 현실의 김민서는 밝은 얼굴로 기자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저 윤서가 이 민서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하하, 실제로는 목소리도 크고 성격도 밝아요. 저를 아는 주변 지인들도 '동안미녀'속 제 모습에 놀랐다는 말들을 많이 하세요."
장윤서는 이제 갓 데뷔 4년차다. 2008년 SBS 드라마 '사랑해'로 데뷔 이후 지난해 SBS '나쁜 남자'와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동안미녀'로 '배우 김민서'를 확실히 각인 시켰다.
◆"한 번도 악녀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
종영 소감부터 물었다.
"끝나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현장이 너무 그리워요. 출연진, 스태프 다들 너무 즐겁게 했거든요. 생각하다 가끔 눈물 흘릴 때도 있어요."
'동안미녀'에서 그가 맡았던 강윤서는 미국 유명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재원으로, 빼어난 외모에 부유한 집안 등 모든 것을 갖춘 완벽녀. 극중 어린 나이에 여성의류회사 '더 스타일'의 디자인팀장을 맡는 등 능력까지 갖췄다.
이처럼 완벽한 강윤서는 그러나 고졸에 나이까지 많은 이소영(장나라 분)에게 위기감을 느끼고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착한 드라마 '동안미녀'의 유일한 '악녀'였다.
김민서는 "강윤서가 절대 악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들 윤서가 나쁘다고 '악녀'라고 하시는데, 한 번도 악녀라고 생각 안 해봤어요. 강윤서라는 인물의 일부 일뿐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봐요. 연극에서 독백 같은 거요. 그 부분만이 부각되는 거죠.
그런데 사실 거짓말하고 취직한 소영이가 나쁜 것 아닌가요?(웃음)소영이 때문에 여러 사람이 퇴출당하고, 회사도 흔들리잖아요. 그에 비해 윤서는 소영이 한명만 괴롭힌 것이고요."
지난 5일 '동안미녀' 마지막회에서 강윤서는 사랑도 일도 모두 잃는다. 진욱(최다니엘 분)과 결혼, 아이까지 낳고 해피엔딩을 맞은 소영에 비하면 아쉬움이 클 법하다.
"결말에 아쉬움은 있죠. 하지만 얻은 것도 있어요. 강윤서에 대해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하던 분들이 마지막에 모든 것을 잃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불쌍하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그 얘기에 속으로 '앗싸!'라고 외쳤죠. 동정을 받은 거잖아요. 그런 동정들에 위안을 삼고, 감사하고 있어요."
◆"잘 챙겨준 장나라 언니, 삶의 재산 됐죠."
드라마 속에서는 서로 으르렁거리는 윤서와 소영이었지만, 촬영장에서 김민서와 장나라는 그 어떤 출연자들보다 친하게 지냈다. 김민서는 장나라에 대해 "삶의 재산"이라고 표현했다.
"장나라씨가 너무 잘 챙겨줬어요. 둘이 정말 친했죠. 서로 대본 보며 의논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하다가 카메라만 돌아가면 서로 각을 세우니 스태프들이 항상 웃었어요. 제 삶의 재산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이번 작품에서 김민서는 화려한 패션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극중 패션회사 팀장답게 화려한 의상에 더 화려한 액세서리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하. 패션에 관심은 많은데요. 윤서 스타일이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 화려한 액세서리 같은 걸 즐기지는 않아요. 강윤서의 스타일은 교과서적이지 않고 일반적인 패션 상식에서 벗어난 스타일이에요. 할리우드 유명배우 들도 어느 한 부분이 부각되도록 화려함 속에서도 비우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강윤서는 과감한 옷에 과감한 액세서리로 상식의 틀을 깬 거죠. 사실 스타일리스트의 아이디어였어요(웃음)."
◆"김민서는 발전형 배우, 새로운 시작 설레"
'동안미녀'로 자신을 확실히 알린 김민서는 고민이 더 많아졌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기 때문. 드라마든 영화든 빨리 다시 작품을 하고 싶은 게 요즘 김민서의 마음이다.
"설레요. 이제 또 시작이잖아요. 드라마도 좋지만 영화에도 관심이 많아요. 짧은 시간에 관객들을 몰입시킬 수 있잖아요. 스크린을 통해 깊이 있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배우 김민서'를 알리고 싶어요."
김민서는 스스로를 정의해 달라는 주문에 "발전형 배우 김민서"라고 밝혔다. 조금씩이라도 늘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동안미녀' 강윤서를 벗은 김민서의 발걸음이 어디를 향할지 그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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