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코미디 프로그램 '웃고 또 웃고'의 인기코너 '나도 가수다' 4인방 정성호(정재범 역), 김세아 (이소다 역), 추대엽 (천엽 역), 정명옥(방정현 역)을 만났다. 가발을 벗고, 분장을 지우고 평범한 일상의 모습으로 보니 또한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녹화가 경연 수준"이라며 '나는 가수다' 못지않게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음을 고백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기 이름이 아니라 가수 이름을 인터넷 검색창에 쳐보고, 자기도 모르게 가수 이름으로 사인을 하는 등 거의 가수들에 빙의된 수준으로 살고 있다고.
그러나 가수 분장을 벗고 코미디언으로서 마주한 이들 역시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4인방과의 유쾌한 수다 속에서 '나도 가수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봤다.
"단순한 흉내내기 거부. 무대에서 우린 진심으로 노래한다."
'나도 가수다'의 처음은 정성호의 노래 한 소절에서 비롯됐다. 평소 성대모사를 자주하던 정성호가 임재범의 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는데, 이를 본 '웃고 또 웃고' 연출자 민철기 PD가 한 번 방송에서 해 보라고 제안한 것.
"'웃고 또 웃고' 개편 축하 무대 콘셉트로 임재범이 왔다는 식으로 해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무대에 화분 하나 올려놓고 노래를 불렀는데 의외로 반응이 너무 좋았다."(정성호)
"그 후에 제게 이소라를 해볼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다. 처음에 이소라를 패러디한 이소다, BMK를 패러디한 CMK 2명을 연습했다. 노래는 BMK와 더 비슷한데 이소라 흉내가 더 재미있다고 해서 이소다를 하게 됐다. 처음엔 너무 안 비슷해서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렇게 해서 녹화를 하고 나니, 주변에서 화면 한 5000번 봤느냐고 할 정도였다."(김세아)
패러디가 본질이기에 우선 원조 가수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나도 가수다'가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 것 역시 잊지 않고 있다. 그 안에서 웃음을 주는 게 이들의 목표다.
"천상 흉내내기라는 얘기를 들으면 코너를 내리게 돼 있다. 그냥 따라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보여야 한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진짜 진심으로 해라. 그래야 웃음이 나온다'라고 얘기한다. 정말 열심히 하는데 똑같이 안 되는 게 웃긴 거다. 성대모사를 똑같이 한다고 웃긴 게 아니다. 이소라를 흉내 내는 김세아, 박정현을 따라하는 정명옥이 재미있는 거다."(정성호)
"다 닮고 다 같았다면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정말 진심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 노래를 잘 하는 것을 떠나 저의 캐릭터를 가져가려고 한다. 노래 욕심보다는 개그 욕심이 크니까, 일부러 음이탈을 내는 일도 있다.(김세아)
"'나는 가수다' 출연자들도 응원, 이소라는 방송 출연 제안도"
매주 방송이 있는 만큼, '나도 가수다' 팀도 일주일 마다 새로운 무대를 위해 준비하고 노래 연습을 한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토크부분도 따로 연습을 한다.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다른 사람의 말투와 표정, 목소리의 특징을 잡아 표현하는 건 굉장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거의 빙의돼 있다고 보시면 된다. 제 경우엔 임재범 특유의 제스처, 노래의 필 등을 중점으로 연습을 많이 한다. 터프한 성격을 잘 살리려고 한다. 인터뷰 내용이나 음성도 거의 외워서 할 정도다. 너무 몰입해 있다 보니 가끔 사인할 때 정재범이라고 할 때도 있다."(정성호)
"저는 얼굴 분장이나, 디테일한 소품 부분도 좀 더 신경을 쓴다. 이소라 달모양 귀걸이도 친구가 만들어 줬다. 노래의 감정선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도 애쓴다. '제발'이랑 '바람이 분다' 노래의 경우 연습을 하느라 계속 듣고 부르고 하다 보니 감정이 이입돼 눈물이 나기도 했다."(김세아)
이들은 실제로 '나는 가수다' 출연자들과 만나거나 연락을 하기도 했다. 처음엔 코믹하게 패러디하는 것이라 언짢아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그러나 너무 즐거워하고 응원을 해주고 있다고.
"한 번은 MBC 라디오 '2시 만세'에 가야 되는데 시간이 없어서 이소다 분장을 하고 갔다. 거기서 윤도현씨를 만났는데 저를 보고 빵 터지셨다. 희화하는 부분이 있어서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했는데 너무 좋아하신다는 반응이다."(김세아)
"이소라씨가 이소다, 정재범을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초대하고 싶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임재범이랑 통화를 했는데 저의 존재를 아시더라. '언제 한 번 막걸리 하자, 한 번 보고 싶다'라고. 저희 프로그램은 특히 가수들이 즐겁게 보신다고."(정)
"저도 정엽씨와 통화를 했었다. 지상렬씨를 통해 통화를 하게 됐는데 응원도 해 주시고, 나중에 같이 천엽 먹자고 하시더라. 하하"(추대엽)
"CMK, 옥수현, 전도현...새로운 가수들의 출연 기대하시라."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가수가 등장한다. '나도 가수다'에도 현재 개그맨들의 오디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YB 윤도현을 패러디하고 싶다며 준비하고 있는 후보만 3명이라고. 앞으로 새로운 가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을까.
"사실 정엽 씨와 안 닮았다는 얘기가 많다. 물론 똑같이 하는 걸 넘어 웃음을 선사하는 게 더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심하다 싶으면 다른 캐릭터로 바꿀까 생각 중이다. 다음엔 김연우에 도전해 볼까."(추대엽)
"그 부분을 많이 궁금해 하신다. 저는 정재범으로 쭉 밀고 갈 생각이다. 알고 보면 임재범씨 노래가 굉장히 많다. 색깔이 다양하시고 팝송, 록, OST 등 무궁무진하다. 애국가도 한 번 불러볼까 싶다."(정성호)
"저는 박정현 씨한테 민폐 끼칠까봐 걱정이다. 노래학원이라도 다닐까 싶다. 지금은 일단 방정현 캐릭터를 잘 다져서 웃음을 주는데 치중을 하려고 한다. 기회가 되면 조관우씨 도전해 보고 싶다."(정명옥)
"처음부터 똑같은 것은 아니었다. 연습으로 이소다 캐릭터를 만든 만큼, 노력하면 된 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CMK도 해보고 싶고, 지금보다 살을 빼면 옥수현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최근엔 김조한으로 나와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추천도 받았다. 이러다 '나도 가수다' 콘서트도 하게 될지 모르겠다."(김세아)
'나도 가수다'는 공개 코미디가 대세가 된 안방극장에서 비공개 코미디의 새로운 매력, 패러디 개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들은 "'나는 가수다' 덕분에 우리 코너가 생겼다. 그분들이 나와 주셔서 너무 고맙다"라고 했지만, 그들을 다른 시선으로 보고 웃음코드를 개발해 낸 것은 온전히 이들의 노력이었다.
혹시 원조 가수들과의 듀엣을 한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저희들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며 반색을 표했다. MBC 두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와 '나도 가수다'가 더욱 큰 사랑을 받아서, 언젠가 '나는 가수다-나도 가수다' 합동무대가 펼쳐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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