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20살 소년일 줄 알았던 그가 어느새 24살 어엿한 청년이 돼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매 작품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배우 안용준.
지난 2006년 EBS '비밀의 교정', KBS 2TV '반올림' 등 성장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시작한 그는 MBC '주몽'에서 청년 유리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연기자 안용준'을 완벽히 각인시켰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던 그는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신의퀴즈'에 출연해 사이코패스 연기를 선보였다. 시즌1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사라졌던 그가 시즌2에 갑작스럽게 부활했다. 일명 '신퀴 마니아'들은 그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오후 '신의퀴즈2' 합류로 설렘 가득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안용준을 만났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죽었었는데 시즌2에서 다시 살려 주신데다 팬 분들이 호응해주셨다. 6화에서 재등장할 때 생각보다 너무 트위터에 글이 많이 올라와서 정말 기뻤다. 배우들이랑은 지난해 12월 종영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본 건데도 어제 본 것처럼 반가웠다."
안용준이 맡은 역할은 사이코패스 정하윤이라는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데 어려운 점은 없을까.
"감정이 시시때때로 변하다 보니 어렵지만 의외로 편한 점도 있다. 제 감정대로 대사하고 싶을 때 하다가 대사가 하기 싫으면 천천히 해도 되고, 원하는 모든 걸 시도해볼 수 있다. 주변에 사는 정하윤 같은 인물은 없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믿는 대로 하면 된다. 정답이 없으니까 다른 캐릭터에 비해서 편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 마음에 그런 면이 없으니까 내 맘대로 해석 가능하다."
아직 인생의 어두운 면을 많이 맛보지 못했을 안용준. 온갖 고통을 다 겪어낸 정하윤을 그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시즌1에서 괴물은 고통 속에서 태어난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정하윤이 그런 인물이다. 워낙 고통, 압박이나 스트레스가 심해서 사이코패스로 변하게 된 것 같다. 환경이 악마로 키운 게 아닐까."
사실 사이코패스 연기는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많이 맡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이 대표적. 그는 일부러 선배들의 연기를 참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평소 스릴러물을 좋아하지만 시즌1에 역할을 맡고나서 일부러 한 번도 안 봤다. 선배들의 연기를 베끼게 될 것 같아서 안용준의 사이코패스를 위해 보지 않았다. 혼자 해석해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40~50장되는 대분의 절반이 내 대사여서 처음에는 대사외우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대본 받고 외워서 현장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 편했다. 사이코패스는 감정의 기승전결이 없고, 기복이 심한 데다 강과 약만 있어 오히려 쉽다. 대사를 하다가 제 풀에 지치면 약하게 말하고 그랬다."
안용준은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류덕환과 87년생 동갑내기다. 극 중에서도 수사관과 범인이라는 대립된 구도 탓에 종종 비교선상에 오른다. 그는 류덕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신의퀴즈'라는 작품을 하기 전부터 류덕환의 팬이었다. 류덕환의 연기에 항상 박수를 쳤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나이는 같지만 류덕환이 훨씬 연기 선배다. 순간 감정 몰입하거나 하는 점 등 연기 면에서 배울 점이 많다."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갈 길이 더 많이 남은 배우 안용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중성이다. 굉장히 선해 보이고 악해 보이는 두 면을 갖고 있는 게 장점인 것 같다. 그래서 한쪽 캐릭터에 치우치지 않아도 된다. 선한 이미지 밖에 없었다가 '얘 얼굴에서 이런 느낌이 있었나'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띠며 성의 있게 답하던 그를 만난 뒤, '신의퀴즈1' 영상을 찾아봤다. '신의퀴즈' 속 안용준은 해맑은 표정은 온데간데없는, 섬뜩한 미소를 지닌 영락없는 정하윤이었다. 그의 말처럼 선하면서도 악한 인상이 최대 장점이었다. 죽은 정하윤도 다시 살아나게 할 만큼 매력적인 그의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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