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힙합 재즈댄스 액션 승마 검술 총 영어 중국어…. 이제 막 10대를 벗어난 스무살이라기엔 너무 할 줄 아는 게 많다. 남들은 하나도 있을까 말까한 재능이 10개도 넘으면서 아직도 배울 게 많다는 답변엔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하다. 매 질문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또박또박 대답하는 자세도 인상 깊었다.
올해 초 앨범 ‘Groo One’으로 가수에 데뷔한 뒤 미소녀액션 TV무비 ‘소녀K’에 당당히 주연으로 배우가 된 한그루 얘기다.
25일 가수 한그루로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My Turn’ 무대를 선보인 뒤, 채 숨을 고르기도 전에 연기자 한그루를 만났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좋아 어릴 때부터 이 많은 걸 배워왔다는 한그루는 정작 그 흔한 기획사 오디션도 보러간 적이 없다고 했다.
"연기자가 연기 잘하고 가수는 노래 잘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이 못 갖춘 것 갖추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 남들이 배우지 못한 걸 일부러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지금 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요즘 정말 나이도 어린데다가 노래 잘하고 춤도 잘 추는 분이 많잖아요. 게다가 해외에서 데뷔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언어적인 장점을 가진 분도 많고요. 만약 한국에서 했다면 다른 걸 할 줄 모르니까 더 경쟁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소녀K'에서 액션 배울 때도 미리 칼도 잡아보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배우고 능숙해졌던 것 같아요."
'압구정 유이'로 유명해진 한그루는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자아냈다. 유이 뿐 아니라 성유리, 윤은혜 등 많은 배우를 닮았다.
"그런 말 들으면 너무 감사하죠. 그런데 가끔은 그냥 '한그루'로 알려지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제가 하기 나름인 것 같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열심히 하면 될 거라고 믿어요. 제가 보기엔 고현정 선배님 닮은 것 같은데, 사실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엄마, 아빠를 안 닮아서 그게 재밌었어요."
'소녀K' 사전시사회 당시 함께 출연한 김정태는 한그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액션이면 액션, 연기면 연기. 너무 열심히 해서 놀랄 정도였다고. 또 액션 연기로 눈길을 끌었던 하지원 신세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너무 감사하죠. 그런데 혹시 하지원 선배님이랑 액션물을 찍고 나면 반대로 말씀하시는 건 아닐까 생각도 했어요. (웃음) 그런 말씀은 진짜 제가 더 잘 한다기보다 준비하는 기간이 짧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촬영할 수 있게끔 연습해놓은 걸 보고 말씀하신 것 같아요. 장검 중검 단검 기관총 소형총부터 해서 연습할 무기가 많았는데 단기간에 연습했거든요."
그녀는 SBS '시크릿가든'에서 하지원이 연기한 길라임을 인상적으로 봤다고 했다.
"액션물을 찍는 배우들은 액션만 많이 하는데 하지원 선배님은 스턴트우먼이란 직업일 뿐 감정연기도 많아서 부러웠어요. 저도 그것 보고 홍의정 무술감독님한테 액션배우로 키워달라고 했어요."
'소녀K'에서 그의 상대역으로 제국의 아이들 동준이 캐스팅됐다. 아이돌스타이니만큼 러브신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고.
"러브신은 손잡고 다리 올리는 게 전부인데도 팬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어서, 키스신 같은 장면이 없어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고등학생의 사랑이라 오히려 더 조금 애틋한 사랑으로 보여지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미소녀 킬러 액션물이니 교복을 입고 촬영하는 일이 허다했다. 짧은 치마를 입고 하늘을 향해 발차기도 서슴없이 해냈다고.
"체육관에서 연습할 때 와이어복 입으면 무술팀에서 다 해주는데 조금 민망하긴 했어요. 그래도 옷 자체보다 신을 어떻게 찍어야 할까 더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한그루는 자신의 연기에 박한 점수를 줬다. 데뷔작이니만큼 만족하는 점보다 아쉬운 점이 더 많다고 착한 불만을 털어놨다.
"액션은 60점, 연기는 52.8점이요. 액션은 준비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더 화려하고 멋지게 찍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아요. 연기는 연진이란 역할이 어려웠어요. 감정선 잡기도 어려웠고 경험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 나이에 이런 걸 겪으면 어떨까' 고민 많이 했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관객들에게 보여질 때 관객이 느끼게 하는 법, 카메라에 따라 연기하는 법도 다르고… 경험이 좀 더 쌓였다면 관객에게 더 전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한그루는 '소녀K'를 기회라고 표현했다.
"기회, 계단 같아요. 경험해 볼 수 없었던 기회를 저 같은 신인에게 주셨다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배우와 가수로 나아가기까지 좋은 계단이 된 것 같아요. 아직 첫 방도 안 됐고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너무 좋고 감사한 작품이에요. 많이 배웠고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국내에 있기만 아까운 느낌이 드는 한그루에게 조심스럽게 할리우드 진출 욕심은 없냐고 물었다. 영어도 잘하고 끼도 많으니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한국 활동 끝나자마자 일본에 갈 계획은 있어요. 기회가 되면 다 하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먼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만능엔터테이너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너무 독해서, 너무 성실해서 매니저도 절대 터치하지 않는다는 한그루, 더 다양한 장르에서 더 깊이 있게 성장해나갈 그녀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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