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진정 '기특한' 이유

[박근태의 트렌드 브레이크]

정리=길혜성 기자  |  2011.10.26 13:43
소녀시대


유명 작곡가 겸 실력파 프로듀서 박근태(39)가 가요팬들 및 스타뉴스 독자들을 위해 시작한 '박근태의 트렌드 브레이크' 5번째 시간. 이번에는 이달 19일 국내 정규 3집 '더 보이즈'를 발표하고, 맹활약 중인 소녀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나라 아이돌은 이름을 참 잘 짓는다고 생각했다.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게 자신들의 폭발력을 보여준 빅뱅도 그랬고, 아시아의 정체성을 지니면서 에너지가 담긴 동방신기도 그랬다. 무엇보다 '소녀시대'의 이름이 그랬다. 이승철의 노래 제목을 빌리긴 했지만 그 얼마나 단순하고 명쾌한 해답인가. 시대를 만들고, 장악하는 소녀들.

이번 소녀시대의 새 작업물 '더 보이즈'는 소녀시대라는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K-POP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신곡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려는 얘기가 아니다. 그건 개개인의 취향에 맡기고 이 곡이 시도하고 만들어 가고 있는 의미를 이야기하고 싶다.

많은 언론에서 얘기했듯 '더 보이즈'에는 테디 라일리라는 유명한 프로듀서가 참여하며 주목을 끌었다. 테디 라일리는 나도 너무 존경하는 프로듀서로서 현재 우리가 듣고 즐기는 R&B 댄스 음악의 창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랙스트리트라는 본인의 그룹을 통해, 그리고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통해 지금의 R&B 댄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사람이다. 일각에선 한물갔다는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전설의 반열에 오른 사람을 누가 평가할 수 있겠는가. 바로 그 테디 라일리가 한국의 걸 그룹, 한국의 스태프들과 곡 작업을 했다.

최근 K-POP이 세계 전역에 뻗어나가고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선도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렸지만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의 J-POP 역시도 80년대 지금의 K-POP과 비슷한 상황을 맞이한 적이 있었다. 일본 특유의 정확하고 깔끔한 음악은 아시아와 세계 곳곳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J-POP 부흥기에 일본은 자국 뮤지션들만을 고수했고 해외의 음악과 소통에 인색했다.

그 결과 현재 J-POP은 더 큰 도약을 하지 못하고 침체기에 빠져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서 현재의 K-POP 붐을 더 키우고, 세계 시장으로 넓히기 위해선 현재의 장점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의 시장과 소통하며 더 넓은 시야를 갖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소녀시대 이전에도 많은 한국의 가수들이 해외 뮤지션들의 곡을 받고 있었기에 호들갑 떨 일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소녀시대는 테디 라일리의 곡을 시작으로 미국의 최고의 메이저 음반 레이블인 인터스코프와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따냈다.

미국 내 빌보드 차트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결과를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마치 유망한 축구 선수가 유명 구단과 입단 계약을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가 언젠가부터 빌보드를 얘기했지만 정작 구단과 사인을 해야 경기를 뛰고 득점을 올릴 것 아닌가. 그 동안 빌보드를 얘기하면서도 입단조차 못한 선수들이 수두룩했다면 이건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신호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겐 소녀시대의 이런 소식은 솔직히 빌보드 1위라는 소식보다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단 한 번의 깜짝 결과가 아닌 시장에 대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이런 내용이 더 의미 있다.

앞으로 세계는 더 가까워지고 할 일은 많아질 것이다. 나 역시 한국 작곡가 최초로 일본 레코드사와 계약을 하기도 하고 해외 시장과 소통하는 것에 게을러 본적이 없다.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도 계속 해외의 능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공동 작업을 계획하고 있고 기회를 만들고 있다. 소녀시대를 비롯한 한국의 아이돌 가수들은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해주고 있다. 그것이 지금 K-POP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우리 한국 작곡가, 프로듀서들이 더 분발해서 뛰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테디 라일리가 먼 땅 한국에 와서 작업하는 것처럼 한국 작곡가들이 해외에 곡을 주고 음악을 하다보면 진짜 K-POP의 저력이 완성될 것이라 믿는다.

박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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