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듀오 가리온 '뿌리깊은 나무', 7년전 드라마 예언?

김관명 기자  |  2011.11.04 07:23
힙합듀오 가리온(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뿌리깊은 나무' 가리온(SBS 화면 캡쳐)

힙합듀오 가리온이 지난 2004년 발표한 정규 1집 수록곡 '뿌리깊은 나무'가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MC메타와 나찰로 구성된 힙합듀오 가리온의 2004년곡 '뿌리깊은 나무'가 최근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인해 7년여만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욱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의술과 시체 검안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백정 '가리온'(윤제문 분)이 등장하는데다, 가리온이 지난 3일 방송분에서 이 드라마 최고의 미스터리 인물이었던 정기준임이 밝혀져 눈길을 끈다.

정기준은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사건의 배후인 비밀결사 밀본의 수장이자 조선 건국의 핵심인물이었던 정도전의 조카. 어린 시절 세종 이도(송중기)에게 "넌 아무 것도 못해"라고 비아냥거렸던 정기준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재등장할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이와 관련해서 가리온의 노래 '뿌리깊은 나무'의 내용도 예사롭지 않다. 과장되게 해석하면 드라마에서 밀본과 정기준(가리온)이 주장했던 사상과 일맥상통한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

물론 노래는 땅속 깊이 박힌 나무의 뿌리처럼 얄팍한 겉이 아닌 굳건한 속이야말로 모든 일의 근본임을 상식적으로 역설한다. 하지만 정기준과 밀본 사상의 핵심이 "임금은 꽃에 불과하고 사대부와 재상은 나무의 근간인 뿌리이니, 꽃은 떨어지면 그만이지만 뿌리가 썩으면 나무는 죽고 만다"인 것을 떠올리면 묘하게 겹쳐지는 부분도 많다.

'..오래된 나무의 고령/ 천년의 세월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지/ 지하를 지지하는 지팡이가 있기 때문이지..// 썩은 가지만 친다, 문제가 해결되나? 뿌리에 물을 줘라/ 밝은 태양 아래 뻗어나간 저 잎새들의 푸르름보다/ 땅속 암흑에서 희생으로 승화되는 니 얼굴 그을음 보라..'

가리온이 2004년 발표한 '뿌리깊은 나무'는 드라마의 동명 원작소설이 발표된 해(2006년)보다 먼저 나왔다.

한편 순수 우리말로 랩을 해온 데뷔 13년차 가리온은 올해 2월 열린 제8회 대중음악시상식에서 지난해 발표한 정규 2집 '가리온2'로 올해의 음반상과 힙합음반상, 힙합노래상 등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2004년 발표한 1집 '가리온'은 한국 힙합 역사상 미국이 낳은 힙합음악을 가장 한국적인 감성으로 해석한 유일무이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팀 이름 '가리온'은 백두산에 산다고 하는 전설속 갈기만 검은 백마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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