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44)는 바쁘다. 본업인 배우 일이야 말 할 것도 없다. 한창 방송중인 MBC '우리들의 일밤' '바람에 실려'에서는 노래하는 김영호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가 멀리 미국에서 부른 '홀로 된다는 것'과 '마마'는 임재범 뺨칠 호소력으로 그를 거푸 검색어 1위 자리에 올려놨다. 최근엔 뮤지컬 '드림헤어' 공연을 마치고 jTBC 드라마 '인수대비' 촬영에 들어갔다. 직접 시나리오를 쓴 영화 '사랑 알레르기'(가제) 스태프를 꾸리며 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고, 소설 쓰고 시집도 내려고 한다. 혀를 내두를만한 에너지다.
정작 본인은 "힘든 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하냐'고 물어어보니까 좀 힘든 것 같더라"며 여유를 부렸다. 싱긋 지나가는 장난기 넘치는 웃음. 그게 김영호의 매력이다.
그 매력이 십분 들어간 섹시한 코미디가 나온다. 17일 개봉을 앞둔 '완벽한 파트너'다. 7년째 슬럼프에 빠져 있다가 섹시한 여성 파트너를 만나게 된 시나리오 작가 준석이 그의 역할. 허허실실 디테일 가득한 코미디와 '후끈'한 베드신이 그를 통해 살아났다. '미인도'로 이미 섹시한 남자 캐릭터를 그렸던 김영호지만 이번은 수위가 제일 높다고. 섹시 아이콘이란 표현에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손사래를 치다가도 "복근은 신경 좀 썼다. 잘 나왔다"고 또 다시 싱긋 웃음을 지었다.
-알고보면 은근한 섹시 아이콘이다. '미인도'에서도 파격적인 연기를 했다.
▶그렇지는 않은데, 그건 아닌데.(웃음) 뭐 많이 벗기는 했다. 특히 영화는 좀 야하다. '미인도'랑은 비교도 안된다. 나도 기대된다.
-수위도 높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제일 높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눈으로 보고 말라 하는 게 더 있달까. 처음엔 그게 싫었는데, 캐릭터가 시나리오 쓰는 사람이다보니까 코믹한 모습이 잘 맞았다. 코미디 부분에서는 특히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감독님도 기대를 하시더라.
-'8번의 감정'에서도 보통남자의 디테일을 담은 코미디가 제대로 나왔다.
▶아무래도 그런 데 내가 재미를 느끼나보다. 이번 영화에는 배우로서 100을 쏟아부었는데 다른 걸로도 몇백을 쏟아부었다. 아이디어나 코미디 면에서. 먼저 본 사람이 '깨알같다'고 하더라.(웃음)
코미디는 그런 지 몰라도 그때랑 몸은 정반대다. 그 때는 정말 '아저씨 몸' 아닌가. 거기서 18kg을 뺐다. 이 영화는 섹시 코미디인데 아무래도 보이는 데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섹시 코미디가 돈 값을 해야지. 몸무게를 쫙 뺐다. 몸은 잘 나올 거다.(웃음)
-섹시 아이콘을 노리는 건 아니고?
▶그건 아니라니깐(웃음). 최근에 노래를 부르다보니까 그것 때문에 잘 봐주시는 건 있다. 검색어 1위 하고 그런 것 때문에 부각되는 게 아닐까. 섹시 아이콘은, 에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냥 벗은 몸이 나오니까. 이번에는 몸이 잘 나오긴 한다. 특히 복근에 신경썼다. 나이 먹으면 복근이 바로 안 나오거든.
사실 영화를 만원 가까운 돈 내고 보는데 평범한 아저씨 몸을 본다면 볼 이유가 없지 않나. 독하게 뺐다. 사람들이 내가 몸무게 100kg이 넘는다는 걸 잘 모른다. 이번 영화 찍을 땐 86kg 상태에서 찍었다. 단백질만 먹고 기절할 정도로 운동을 했다. 후회하지 않을 몸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미리 봤다는 사람 반응은 어떻던가?
▶음, 누가 그러더라. 영화 '300' 생각난다고.(웃음)
-지금은 어떤가? 영화 촬영하고 '바람에 실려' 촬영차 미국도 다녀왔는데.
▶지금은 거기서 3kg 정도 쪘다. 미국 가서 햄버거만 먹는 바람에 복근 지우고 왔다. PD한테 '내 복근 돌려달라'고 했다. 이동거리가 워낙 기니까 햄버거 말고 먹을 게 없더라.
-사실 베드신 관련해서는 남자 배우들도 고충이 많은데 잘 조명이 안된다.
▶남자배우의 고충이 사실 엄청나다. 여배우들이 노출에 민감하고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촬영할 땐 사실 남자배우들이 굉장히 고생해야 한다. 이거 건드릴 수가 있나 뭐라고 할 수가 있나. 굉장히 불편하다. 물론 여배우들이 주목받는 세태나 분위기는 이해한다. 하지만 이번에 워낙 고생을 하고 찍어서 당분간 베드신 나오는 영화는 좀 신중하게 검토하려고 한다.(웃음) 그래서 제가 만드는 영화에는 베드신이 없다. 왜냐, 내가 출연해야 하거든.
-그러고보니 내년에는 감독에 도전한다. 김영호의 판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다.
▶이제 시나리오 다 쓰고 여배우를 찾고 있다. 뮤지컬로도 제작하려고 한다. 너무 바빠서 누굴 만날 시간이 하나도 없더라. 미국 다녀와서부터 쉬는 시간이 하나도 없었다.
예능하고 노래하고 뮤지컬하고 영화 준비하면서 드라마 준비하고 소설 쓰고 시집도 준비하고 있고. 그걸 지난 4∼5개월을 그걸 다 동시에 하면서 보냈다.
-힘들지 않나. 그 힘이 대체 어디서 나오나.
▶나도 궁금하다.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야기했던 거라 하고 있는데 누가 부채질을 하면 귀가 얇아서 또 하고 그런다.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더라. 두개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일곱여덟개를 어떻게 하냐는 거다. 그 이야기를 듣고보니까 좀 힘이 든 것 같기는 하더라.(웃음)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그냥 지나가던데. 아, 시나리오 쓸 때는 스트레스를 좀 받긴 했다. 프로듀서랑 음악감독이 빨리 써서 달라고 해서. 미국 간지 5일만에 완성했는데, 이번엔 너무 많이 써서 문제였다. 재밌다보니까 막 열심히 풀었는데 그거면 영화 2편 분량이라더라. 줄이고 있다.
-요즘 좋은 일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예전엔 참 재수가 없었다.(웃음) 처음 데뷔하면서부터 '바보같은 사랑' 주인공을 하면서 주목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 데뷔했을 때는 톱이 될 거라고 그랬는데 거기서 끊기더라. 욕 안 먹고 열심히 하는데 뭔가 확 올라가는 기분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일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사람들 반응도 많은 것 같다. 네이버 검색순위에서 2주 연속 1위를 하다니. 분위기가 좋다. 이 분위기 이대로 달려가보려고 한다. 그러면 영화도 잘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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