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코리아' 김주혁, 생방송불구 완벽연기 빛났다

하유진 기자  |  2011.12.04 00:15

'생방송'이 무색했다. 김주혁을 포함한 배우의 열연이 토요일 밤 11시를 뜨겁게 달궜다.

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 tvN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코리아(Saturday Night Live Korea·이하 'SNL 코리아')에서는 배우 김주혁이 첫 호스트로 등장해 완벽한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오프닝은 힙합가수 다이나믹듀오의 특별공연으로 꾸며졌다.

첫 방송을 앞둔 제작진의 고민은 상황극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됐다. 회의를 리드하는 팀장은 당명과 대통령의 실명 등을 거론한 작가에게 "우리 프로그램에 정치 풍자는 없다"라며 반어법으로 프로그램의 성격을 알렸다.

김주혁의 첫 코미디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상황극. 배우 장영남이 특별 크루로 참가, 허공에 자신의 아들이 있다고 소개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이상증세를 완벽히 소화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주혁은 당황하면서도 상담을 이어나가야 하는 정신과 의사의 숙명(?)을 코믹스럽게 소화해냈다.

두번째 상황극에서는 화장실에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기 위한 김주혁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자신이 줄을 선 칸에서 사람이 나오지 않아 분노를 삭이는 연기로 웃음바다를 이뤘다.

김주혁은 퀴즈쇼 '환상의 호흡'에서 패션모델 부부의 여성모델로 파격 변신했다. 그는 "비비드한 컬러에 도트가 있다", "하이웨스트 의상을 입었다" 등의 패션 용어로 곤충을 설명했다.

정치 풍자 또한 눈길을 끌었다. 여당-야당 부부는 현 시국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야당 부인 김빈우가 "여당과 정부가 국민을 '개 뭐 보듯 한다?'"라고 설명하자 남편은 "문제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통과"를 연발해 즉답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면을 꼬집었다.

'간접광고의 진수' 코너에서는 드라마 속 간접광고를 비튼 '직접광고'가 'SNL'만의 묘미를 살렸다. 김주혁은 불법대출광고를 그대로 설명하고, 세탁세제의 카피를 외고, 상조회사의 혜택내용을 설명하는 등 한층 진화(?)된 간접광고로 세태를 풍자했다.



김주혁은 이한위와의 가상 토크쇼에서 배우로서 맡을 뻔했던 작품들을 열거했다. 그는 영화 '아저씨' '아바타' '인셉션' '춘향뎐' '태극기 휘날리며' '친구' 등 다수 작품의 인상적인 장면을 재연하는 열정을 발휘했다.

장진 감독은 본격적인 정치 풍자에 힘을 실었다. 장진은 뉴스 코너를 통해 대통령이 힘든 집배원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보도하며 "누가 힘들게 했을까요?", 안철수 교수가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한 점에 대해 "저도 조감독하지 않고 바로 감독으로 데뷔했다"라고 전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한 강용석 의원에 대해선 "죄송합니다"라고 응대하고, 개국 첫날 방송 사고를 저지른 종편채널을 비판할 땐 묵음 처리를 하는 등 재치를 잃지 않았다.

현장에서 생방송을 지켜 본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김주혁 씨가 진짜 열심히 했다. 모든 변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배우에게 존경심이 우러날 정도였다. 호스트와 크루, 장진감독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 현장 분위기도 좋아서 무대가 무너질까봐 무서웠다"라며 새로운 형식에 대한 출연진과 관객의 설렘을 그대로 전했다.

한편 'SNL'은 미국 지상파 NBC에서 지난 1975년 시작된 이래, 무려 37년 째 토요일 밤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코미디 버라이어티 쇼. 매회 톱스타가 호스트를 맡아 정치, 인물 풍자와 슬랩스틱, 패러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자신만의 쇼를 구성해 최고의 코미디 쇼로 자리매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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