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귓전을 때려놓고는 뇌리에서 회오리치는 한 소절. 그것이 급전 대출을 위한 CM송이든, 개그 코너의 리드미컬한 춤동작이든, 몇백만명밖에 안 본 영화 OST든 무슨 상관이고 대수랴.
올해에도 들으려고 들은 게 아닌데, 지금도 정확히 따라 부를 수 있는 계명과 가사가 있었으니 이른바 '우리도 모르게 흥얼거렸던 2011 불후의 한 소절'. TV를 통해, 영화를 통해 무방비로 노출됐다가 한 시기의 강렬한 추억이 되는, 그래서 결국은 동시대 공감에 다름 아닐, 귀에 쏙 박혔던 한 소절들을 되짚어봤다.
참고로 스타뉴스는 지난 2007년 불후의 한 소절로 '마리~아 아베 마리~아' '쇼를 하라' '텔미 텔미 테테테테 텔미'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 등을, 2008년엔 '목이 마르면 냉장고 열면 되고~' '빠빠라빠빠빠 삐삐리빠삐코' '아이 원트 노바디 노바디 바~츄' 등을, 2009년엔 '다들 김장들은 담근겨~ 안 담근겨?' '롤리 롤리 롤리팝' '나쁜 여자라고 하지마~ 용서 못해' 등을 꼽았었다.
가장 강렬했던 한 소절은 역시 올 초부터 방송을 탄 차두리의 '간 때문이~야'가 아닐까. 모 피로회복제 CF에서 흰색 재킷을 입고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차두리. 초록색 망토까지 두르고 하늘을 나는 시늉까지 한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곤은 간 때문이~야'. 이 간단한 후크가 어찌나 중독성이 높았던지, 가수 케이윌은 R&B 버전의 '간 때문이야'를 트위터로 공개하기도 했다.
포크듀오 10cm가 부른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도 대박난 한 소절. 물론 '아메리카노'라는 노래는 이들의 라이브 공연에서 진작 인기를 끌다 지난해 8월 음원이 공개된 곡이지만, 남녀노소 모두 흥얼거리게 된 건 올해 5월 하지원과 함께 나온 모 CF를 통해서였다. '아메 아메 아메 아메 아메'나 '어떻게 하노 시럽 시럽 시럽 빼고 주세요'처럼 적절히 단어를 반복한 기술도 대단했다. 이같은 인기(?) 때문이었는지 여성가족부는 이 노래에 대해 1년이나 지나 '19금' 판정을 내렸다. '이쁜 여자와 담배피고 차 마실 때' 부분이 유해약물(담배)을 권장한다는 것.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줄게, 네가 만약 음~ 서러울 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어두운 밤 험한 길 걸을 때 내가 내가 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야, 나는 너의 친구야/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너의 기쁨이야'
영화에선 '써니 원 쏘~ 트루, 알 러 뷰'(Sunny one so true, I love you)가 마음을 후벼 팠다. 737만명을 동원한 강형철 감독의 '써니'에서 유호정 고수희 홍진희 등이 영화 막판, 그것도 장례식장에서 신나게 불어제낀 이 노래. 청소년 시절 보니 엠의 '써니'(1977년)를 들었던 옛 세대는 추억에 잠겼고, 신세대는 영화 분위기에 취해 그대로 빠져들었다. '써니, 예스터데이 마이 라이프 워즈 필드 위쓰 레인'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 노래방에서 부른 중년 관객 진짜 많았다.
그러면 요즘은? 단연 KBS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에서 송병철 정태호 이상훈이 퍼트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에 몰표! 예전 '웃으면 복이 와요' 시절부터 유행했던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리듬에 얹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가 동네 유치원생들까지 따라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것. 이런 식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수능시험날 아는 문제도, 틀릴까봐 걱정했는데, 아,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밖에 MBC '무한도전-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서 GG팀(박명수-지드래곤)이 부른 '바람났어' 하이라이트나 지난해 말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아이유의 '좋은날' 3단고음 파트, 케이블 TV 광고시간에 거의 매일 들었던 '앞뒤가 똑 같은 전화번호~'나 '일오팔팔 팔이십공 대출은 ~' 같은 CM도 올해 우리 곁에 맴돌던 한 소절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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