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오드리 헵번 vs 2011년 이효리

[김관명의 스타오딧세이]

김관명 기자  |  2011.12.10 09:45
이효리(왼쪽)와 안영미 아나운서 ⓒ출처=안영미 미니홈피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백만 명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

기자에게 오드리 헵번(1929~1993)은 지금도 두가지 이미지로 남아있다. 어린 시절 TV '명화극장'에서 틀어준 '로마의 휴일'이나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본 곱디고운 파란 눈의 미녀스타. 그리고 지난 1992년 9월 소말리아에서 굶주림과 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과 함께 한 초로의 노인. 이 두 이미지의 간극은 세월 차만큼이나 멀고도 멀었다.

그리고 기자는 이러한 극단의 오드리 헵번 이미지를 요즘 이효리에게서 발견한다.

이효리. 그녀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한파로 대한민국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던 1998년 5월 성유리 이진 옥주현과 함께 핑클의 리더로 데뷔했다. '콜 미 콜 미 콜 콜 기브 어 콜..'이라는 깜찍한 후크가 중독적이었던 '내 남자친구에게'로 당시 10~30대 남성의 마음을 얼어붙게 한 4명의 요정들. 2003년 8월 솔로 데뷔 전까지, 핑클의 이효리는 '손 댈 수 없는' 머나먼 세계의 요정이었다.

그랬다. 이효리는 S.E.S와 경쟁하던 핑클 시절부터 솔로 때까지 옛날 흑백사진속 오드리 헵번 이미지였다. '로마의 휴일' 한 편으로 자고 일어났더니 세계적인 스타가 된 오드리 헵번. 가수뿐만 아니라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 '타임머신' 등 가는 TV예능마다 시청률 대박을 올리며 '효리 이팩트'를 실감케 한 이효리. 헵번이 두 번의 결혼으로, 이효리가 최근 싱어송라이터 이상순과 열애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도 닮았다면 닮았다.

하지만 이효리가 헵번과 닮은 점은 하나 더 있었다. 최근 드러난 이효리의 숨은 선행이 바로 그것이다. 안영미 아나운서가 최근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효리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과 함께 "그녀가 버려진 동물들을 위한 보육원 건립에 1억원을 쾌척했다"는 글을 올린 것. 이효리가 지난달 25일 동물자유연대의 유기동물 보육원 건립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에서 1억원을 비공개로 기부했던 것이다.

이효리는 앞서 지난 1월 유기견이었던 순심이를 입양, 함께 화보촬영을 하고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는 등 유기견에 대한 주의환기에 앞장섰다. 지난달에는 트위터에 "저도 한때는 멋있는 줄로만 알고 즐겨 입었었는데, 동물을 입는 것보단 사랑으로 안아주는 것이 더 따뜻하다는 걸 알았습니다"라며 '모피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10·26 재보선 때는 작가 이외수씨의 투표 격려 트위터 글을 리트윗해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이효리의 '소셜테이너' 행보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 지난해 발표한 솔로 4집 'H-Logic'의 표절시비로 활동을 전면 중단한 후, 이미지 변신을 위해 '애써' 선행을 찾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자의 솔직한 심정은 이것이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시인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아니, 지난 7월 유기동물을 돕기 위한 네이버 재능기부 캠페인 때 이효리가 부른 '기억해' 가사(작곡은 이상순이 했다)를 들려주고 싶다. '..그 텅 빈 오후 느닷없이/ 달려 나와 내 품에 안겨/ 날 반겨주던 하얀 널 본 순간/ 한번의 입맞춤과 그 따뜻한 체온/ 낮은 울음소리 속삭이듯/ 두 눈 가득히 무언가 하고픈 말/ 날 기억해..'

안영미 아나운서가 공개한 사진 속 이효리의 순박하고 환한 얼굴. 그녀의 모습에선 '로마의 휴일' 때보다 훨씬 아름다운 소말리아의 오드리 헵번이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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