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예시상식 시즌, 강호동 빈자리가 이렇게 컸나

[김관명의 스타오딧세이]

김관명 기자  |  2011.12.24 07:13

방송 담당 기자들에게 연말은 최악의 시즌이다. 연예대상, 연기대상, 가요제전 등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 연말 시상식이 거의 매일 밤마다 열리는데다 다음날이면 아침 일찍부터 이와 관련한 많은 기사들을 쏟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뉴스도 이런 시즌을 지난 2004년부터 7번이나 치렀다.

올해는 24일 KBS연예대상 시상식이 스타트를 끊는다. 이미 후보는 발표됐다. '개그콘서트' 김병만, '안녕하세요' 신동엽, '해피투게더 시즌3' 유재석, '남자의 자격' 이경규, '1박2일' 이승기 등 5명이다. MBC연예대상은 29일, SBS연예대상은 30일 열린다. 예상후보는 '무한도전' '놀러와' 유재석, '세바퀴' 이휘재, '라디오스타' 김구라(이상 MBC), '강심장' 이승기, '런닝맨' 유재석, '힐링캠프' 이경규(이상 SBS) 등이다.

그렇다. 딱 한 명이 빈다. 지난 2007년부터 유재석과 예능을 양분해오다 올해 9월 세금 과소납부 논란으로 연예계를 떠난 강호동이다. 강호동은 2007년 SBS연예대상을 시작으로, 2008 MBC, 2009 KBS, 2010 SBS 총 5번 대상을 받았다. KBS 전례를 볼 때 올해 MBC, SBS도 후보명단에 강호동을 올릴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강호동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다시피 은퇴 직전까지 올해 방송 3사 예능을 지배했던 실질적 주인공이었다. KBS에선 '1박2일'의 든든한 맏형으로서 이수근 이승기 등 동생들을 이끌었고, MBC에선 신통한 '무릎팍도사'가 돼 주병진 박정현 등 게스트들의 속내를 꿰뚫었다. SBS '강심장'이나 '스타킹'에서 "여러분의 큰 박수가 필요합니다"를 외친 이도 강호동이었다. 강호동에게 과오가 없었다면, 그래서 그가 은퇴를 하지 않았더라면 KBS MBC SBS 어디에서 대상을 받더라도 수긍이 갈 만한 활약이었다.

지난 17일 인터넷에서는 때 아닌 "강호동 복귀는 언제?"라는 네티즌들의 궁금증이 일었다. 전날 강호동에 대한 한 사업가의 검찰 고발이 각하됐던 것. 연간 추징세액이 5억원 미만인 경우 국세청 고발이 있어야 조세포탈 혐의자를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앞서 국세청은 "추징세액이 5억원 미만이고 부정방법을 동원한 고의 탈세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이유로 강호동을 고발하지 않았다. 결국 이날 각하 결정은 예정됐던 수순이었다.

그러나 핵심은 성급히 '복귀'를 떠올릴 정도로 강호동의 세금 과소납부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과거 수많은 탈세범을 향한 것과는 다르다는 데 있다. 물론 추징세액이 5억원 미만이라고 해서 강호동의 잘못이 사라지거나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강호동은 논란이 일자마자 깨끗이 자신의 밥줄을 놓았고 연예계를 떠났다. 측근한테 들어보니 강호동은 요즘 "등산과 운동, 지인들과 술자리로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지금도 뻔뻔히 거액 탈세를 저지르며 현업에 종사하는 파렴치한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러한 강호동의 빈자리는 역시 동료 연예인들이 더 크게 느끼는 모양이다. 유세윤은 지난 14일 '라디오스타' MC로 합류하면서 "도사님, 건방진 도사입니다. 제가 장난처럼 했던 말이 이렇게 큰 화를 불렀네요.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누구보다 존경하고 그립습니다"라고 말했다. '강심장'의 이승기도 지난 20일 방송분에서 "형님, 이제 방에서 나오실 때가 됐습니다"라고까지 했다.

올해 연말 연예시상식에서 누가 상을 받더라도 그들 수상소감에서 '강호동'이란 이름은 결코 빠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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