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당신이 진정한 대상입니다

문완식 기자  |  2011.12.25 08:00
지난 2010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한 유재석과 포옹하는 강호동 ⓒ스타뉴스


동생들은 부둥켜안고 환호했지만 '큰 형님'의 빈자리는 커보였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 지난 24일 열린 2011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앞서 KBS는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김병만, 이승기를 대상 후보로 발표했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1박2일'에 대상을 안겼다. 내년 2월 종영을 앞둔 '국민예능'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지난 9월 잠정 은퇴한 강호동에 대한 배려 성격이 강해 보인다.

만약 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면? 이라는 가정을 하면 답은 쉬워진다. 아마 그랬다면 '1박2일' 팀에게 대상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1박2일'이 프로그램으로서 KBS예능에 큰 공을 세운 것은 분명하지만 KBS연예대상이 전통적으로 개인에게 상을 수여해왔고 특히 앞서 대상 후보 발표에서 개인을 후보로 밝혔기에 더욱 그렇다.

2011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강호동 부재 가운데 대상을 수상한 '1박2일' 멤버들 ⓒ이기범 기자


결국은 강호동에 대한 예우이자 강호동에 대한 그리움이 이번 '1박2일'의 대상 수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잠정은퇴로 강호동이 수상할 수는 없지만 그가 4년 넘게 이끈 '1박2일'에 대상을 안김으로써 그의 공로를 인정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점은 대상 수상 직후 은지원이 "잘 이끌어주고 정신적으로 힘이 되어 준 제일 큰 형님, 강호동 형님께 감사드린다"고 한 것이나 이수근이 "이 상을 갖고 찾아 뵙겠다"고 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멤버들 역시 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잠정은퇴 후 외부 접촉을 삼가며 운동과 등산으로 소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호동은 이번 '1박2일'의 대상 수상을 어떻게 봤을까. 매년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시상식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던 그가, 동생들의 대상 수상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 스스로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선 데 큰 부담을 느껴 잠정은퇴를 택했겠지만 이번 '1박2일'의 대상 수상으로 그가 있을 곳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를 원하고 그가 빛을 발할 곳은 바로 시청자 앞이다. 이제 그 커 보이는 빈자리를 채울 준비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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