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꽃 피는 봄이 오면 돌아올까?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2012.01.05 10:53
강호동.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강호동이 잠정은퇴 선언을 한 지 4개월이 흘렀다. 지난해 9월 탈세 논란이 일 때만 해도 태산이 무너질 듯 떠들썩하더니 강호동 없는 TV도 이제 슬슬 적응이 되간다. 원로 희극인 송해와 함께 찍은 CF도 곧 계약기간이 끝나니 이제 재방송 빼곤 TV에서 강호동을 볼 일이 없어질 것 같다.

강호동과 인연은 악연으로 시작했다.

강호동이 2003년 SBS '실제상황 토요일'을 진행했을 때 이런저런 촬영 뒷이야기를 듣고 매니저에 전화를 했다. 강호동이 출연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진행을 한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돌이켜보면 오해였다.

강호동은 출연자 한명 한명을 배려하면서 진행하는 유재석과는 달리 출연자 중 그날 가장 재미있는 사람을 끌어올리며 진행한다. 그래서 '오도시'(확실한 웃음 또는 메인을 일컫는 방송은어)가 분명하다. '오도시'가 드러나지 않으면 그걸 끌어내기 위해 출연진을 쪼곤 했다.

전화가 왔다. 밑도 끝도 없이 "호동입니다"라고 했다. 방송을 잘 이끌려면 저마다 스타일이 있는 법인데 오해를 한 것 같다는 게 요지였다. 그러면서 "세상이 참 무섭네예"라며 끊었다. 내 맘이 내 맘 같지 않단 소리인 듯 했다.

SBS를 출입했을 때라 그 뒤로 강호동과 불편한 관계는 계속 됐다. 그래도 강호동은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야심만만'을 진행하던 강호동은 보기와 달리 엄청난 노력파였다. 이메일을 사용하지 못해 팩스로 미리 대본을 받아서 여백에 깨알같이 진행계획을 적어놓곤 했다. 김제동이 막 명언으로 '야심만만'에서 부상할 무렵이었는데 이에 질세라 명언집을 들고 다니며 외우고 적고 또 외우곤 했다.

불편한 관계를 중재해주겠다며 '철이와 미애'의 신철이 나섰다. 신철이 강호동과 자리를 마련했다. 그냥 형동생을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거절했다. 취재원과 사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강호동은 "지만 손해지"라고 했다. 맞다. 손해였다. 국민MC와 형동생하는 관계였다면 좀 더 취재가 손쉬웠을 것이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시간이 흘러 강호동이 SBS '스타킹'과 MBC '무릎팍도사'를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무릎팍도사'가 한창 문제의 인물들이 출연해 무릎팍산을 탈 때였다. 산악인 엄홍길이 나오면서 '무릎팍도사'가 점점 토크쇼 외연을 넓힐 때였으며, '스타킹'은 방영 초반 '무한도전'과의 경쟁에 한창 고전 중이었을 때였다.

당시 '스타킹'은 메인PD가 비공채에 여자라 내부적으로 흔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럴 때 강호동은 당시 예능국장에 "'스타킹'을 흔들지 말고 믿어달라"고 바람막이 역할을 했다.

이런 이유들로 강호동과 인터뷰를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강호동은 영 인터뷰를 싫어해 섭외가 쉽지 않았다. 한달 만에 밤 12시에 그것도 강호동과 친한 사람 중재로 "오케이" 연락이 왔다. 인터뷰를 위해 SBS 일산제작센터로 갔다.

그 많던 루머부터 시작해 2세 계획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때로는 침착하게 때로는 손사래 치며 답했다. 그러다 주식 문제를 물었다. 강호동은 연예계에 '마이너스의 손'으로 손꼽히던 사람이다. 이재에 밝지 못하고 사람들을 믿다보니 투자하는 족족 실패하곤 했다. 오죽하면 강호동이 투자하는 곳과 반대로 투자하면 돈을 번다는 소리도 있었다.

강호동은 "'무릎팍도사'에서도 본인이 답하기 꺼리는 질문은 안한다"며 손을 내저었다. 그 때 마이너스의 손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했다면 탈세나 부동산 투자 등에 대해 사람들의 오해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다.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진 않았지만 인터뷰 이후 거리감은 다소 줄었다. 그 뒤론 영화를 담당하게 되면서 강호동과 직접 만날 일이 드물었다. 간간히 지인들을 통해 소식을 듣곤 했다.

지난해 6월 강호동쪽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뤘다. 나중에 듣고 보니 '1박2일'에서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순리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상의를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여하튼 '1박2일' 하차설이 알려지고 사람들이 배신감을 갖기 시작할 무렵 문제의 탈세 논란이 일었다. 절세와 탈세는 다르다. 또 고의적인 탈세는 더욱 다른 문제다. 하지만 사랑했던 만큼 배신감이 컸던지 강호동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은 대단했다.

그 덕에 고의적인 탈세를 하는 소위 사회지도층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연예인 한 명 때리는 대신 악의적인 탈세범들은 묻히는 분위기였다. 그게 안타까워 칼럼을 썼다. 강호동쪽에서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 "고마우라고 쓴 것 아니다"고 잘랐다.

그 뒤 일반인이 강호동을 고소하고, 그 충격에 강호동은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취재해본 결과 고소인은 신정환도 고소했던 사람이었다. 강호동 탈세건은 검찰에서 기각됐다.

그 정도로 고민이 클 줄 알았다면 "고맙다"고 연락 왔을 때 힘내라는 한 마디라도 해 줄 것이라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해가 바뀌었다. 강호동 복귀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이 들려온다. 정작 본인은 아직은 전혀 생각이 없는 듯하다.

사람들은 강호동이 종편으로 복귀하든 지상파로 복귀하든 수억원의 돈을 받으며 다시 돌아올 것 아니냐고들 한다. 방송 시스템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1박2일'과 '무릎팍도사'와 '강심장' '스타킹'이 있어야 강호동이다.

반석 같은 프로그램이 없는 한 천하의 강호동이 아니라 강호동 할아버지가 와도 쉽지 않다. 프로그램은 강호동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강호동이 출연하면 무조건 '1박2일'이나 '무릎팍도사'가 되는 게 아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강호동이 돌아올까? 강호동은 데뷔 이후 이런 일은 처음이라 워낙 상처가 컸다고 한다. 남몰래 산을 타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다고 한다.

강호동이 방송에 출연하지 않는다고 뭐 달라질 건 없지만 분명한 건 재미는 좀 더 없어졌다. 팍팍한 시절이다. 강호동이 방송에 돌아와 힘찬 웃음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 건 기자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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