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새드엔딩과 해피엔딩 '멘붕 결말'

이경호 기자  |  2012.05.25 07:00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 ⓒ사진=KBS 2TV '적도의 남자' 방송화면


새드엔딩과 해피엔딩, 예상치 못한 결말은 한마디로 멘붕이다.

24일 오후 방송한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용수 한상우)의 마지막회에서는 뜨거운 욕망과 사랑을 가진 네 남녀의 이야기가 슬픔과 행복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적도의 남자'는 김선우(엄태웅 분)이 자신의 복수의 끝을 용서와 화해로 매듭지었다. 그는 이장일(이준혁 분)이 연이은 충격으로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자 곁을 지켰다. 과거 서로를 의지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며 복수가 끝났음을 보였다.

선우는 장일의 부탁으로 고향의 바닷가에서 자신을 배신했던 그의 과거를 이미 용서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동안 풀지 못했던 갈등이 바위를 치는 파도처럼 시원하게 종료됐다.

그러나 장일은 선우의 용서로 화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으로 생을 마쳤다. 아버지 이용배(이원종 분)의 죽음으로 적잖은 충격을 받은 그는 선우의 복수의 원흉인 진노식(김영철 분)을 찾아갔다.

장일은 노식에게 총을 겨누며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선우의 등장으로 실패했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선우의 손에 막히고 말았다. 이후 장일의 정신은 과거 순수함을 간직했던 학창시절로 돌아갔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장일은 선우에게 자신의 과오를 고백, 용서를 구했다.

선우와 장일의 갈등은 용서와 화해로 해피엔딩을 예감케 했다. 그러나 두 남자의 욕망을 향한 결말은 엇갈렸다. 장일은 고향의 바닷가에서 투신했고, 성공이라는 욕망을 품에 안았던 남자가 자살이라는 비참한 결말로 안타깝게 했다. 성공을 위해 친구를 배신하고 그 과오를 덮기 위해 정의를 실현하는 검사가 되려 했던 장일, 그의 죽음은 순간의 잘못이 가져 온 새드엔딩이었다.

선우의 결말은 새드엔딩 속 해피엔딩이었다. 과거 아버지를 잃은 선우는 친구 장일까지 잃게 됐다. 비록 장일의 배신과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시작된 복수였지만 친구와 그의 아버지까지 죽음으로 내 몬 복수의 비참함이었다. 복수의 시작점을 만든 친아버지 노식도 용서했지만 자신의 손으로 친아버지를 파멸로 몰아넣은 운명으로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선우에게는 한지원(이보영 분)이 있어 최종 결말이 해피엔딩을 이룰 수 있게 했다. 처절하고 비참한 결말이 될 수도 있던 선우의 인생은 이를 조절하는 지원이 있어 모두가 파멸이라는 최악을 모면할 수 있었다. 끝없이 달렸던 선우의 복수가 지원이 없었다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복수의 끝을 본 선우는 적도로 떠났다. 적도에서 재회한 지원과 오래도록 지속된 고통을 잊게 하는 키스로 사랑으로 새로운 인생을 열게 됐음을 알렸다.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 ⓒ사진=KBS 2TV '적도의 남자' 방송화면

'적도의 남자'의 마지막회는 이장일 외에도 최수미(임정은 분)가 새드엔딩을 맞았다. 수미는 장일을 마음에 품었지만 끝내 사랑의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 사랑을 위해 악역을 자처했던 그의 결말은 '적도의 남자'에서 가장 슬픈 캐릭터 중 하나였다.

수미와 달리 지원은 선우와 사랑을 이루며 해피엔딩을 이뤘다. 선우와 함께 마음고생을 했던 그로서는 당연한 결과였다.

'적도의 남자'는 지난 3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다양한 반전 코드로 시청자들을 멘붕했다. 엄태웅과 이준혁이 선과 악을 오가는 열연으로 극에 몰입하게 했다. 대부분 복수극의 끝은 악의 캐릭터가 반성하고 선하게 되는 권선징악이다. '적도의 남자'는 이와 달리 새드엔딩과 해피엔딩을 이뤄 드라마를 더욱 극적이게 했다.

거듭된 반전으로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던 '적도의 남자'. 슬픔과 행복이 엇갈리는 결말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적도의 남자'의 후속으로는 주원 진세연 박기웅 한채아 신현준 등이 출연하는 '각시탈'(극본 유현미 연출 윤성식 차영훈)이 오는 30일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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