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류승수 "한혜진 짝사랑? 오해예요"(인터뷰)

최보란 기자  |  2012.07.16 09:53
배우 류승수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지금 제 말투 너무 최정우 검사같죠?"

차분하게 인터뷰에 답변을 하던 배우 류승수(41)가 갑자기 목소리 톤을 높이며 이렇게 물었다. SBS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에서 정의로운 검사 최정우 역할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일상에서 그의 말투가 나온다며 미소 지었다.

'추적자'는 흔히 말하는 미니시리즈 단골 소재인 로맨스나 코미디와는 거리가 있는 작품. 대선이며 정치권과 결탁한 재벌의 비리 등이 빠르게 전개되는 이 드라마가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그 안에서 류승수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코믹연기 주로 해온 내게 최정우 역할 맡겨준 감독님 작가님에 고맙죠."

"사실 기대를 안했어요. 처음 '추적자'를 찍을 때 감독님은 물론 배우들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죠. 요즘 인기있는 드라마 소재와는 거리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야기 자체가 주는 매력과 조남국 감독님에 대한 주변의 평가, 손현주 김상중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합류하게 됐죠."

특히 그간 코믹한 역할을 주로 해 왔던 류승수는 진중하고 날카로운, 그러면서 인간적인 최정우 검사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대했다.

"제가 최정우 역할을 첫 순위로 제안 받은 배우가 아닐 거예요. 사실 제 역할 중에 꼽는다면 묵언스님 역할이 기억에 남아요. 대중도 그 역할로 많이 기억해 주셨고. 이후에도 로맨틱 코미디 쪽에 많이 캐스팅 됐었고, 간만에 이런 역할을 맡았죠. 코믹한 연기를 하면서도 '다른 쪽 연기도 충분히 해 낼 수 있는데'라는 아쉬운 생각도 있었어요. 그러나 제작자가 감독은 모험을 하지 않아서. 그래서 이번 작품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더 감사해요. 저를 믿고 맡겨주셨다는 점에서요. 이번엔 최정우 검사로 무언스님을 벗고 대신 최정우 검사가 그런 꼬리표가 된 것 같아요. 꼬리표가 많은 게 배우에겐 복이죠."

류승수는 또한 이번 작품에서 무려 14살 연하의 고준희와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긴박한 '추적자'의 흐름 속에서 풋풋한 사회부 기사 서지원(고준희 분)과 정의감 넘치는 검사 최정우의 로맨스는 드라마에 쉼표 작용을 하며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이후에 두 사람의 알콩달콩 러브신을 기대해도 될까.

"아무래도 시작하는 시점에 드라마가 끝나게 돼서. 하하. 로맨스는 큰 진전은 없을 것 같아요. 사실 고준희씨와 호흡은 이번이 두 번째죠. 고준희씨가 워낙 잘 하고, 또 친한 동생이고 하니까 편하게 연기를 하고 있어요. 나이 차이에 대한 부담이 없이 호흡을 잘 맞추고 있죠. 나이 보다는 사실 고준희씨가 키가 커서 신경이 좀 쓰이더군요. 제작발표회에서도 까치발 들고 있었죠."

배우 류승수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추적자' 촬영장에선 내가 '아이돌'..선배들 연기에 소름."

'추적자'의 인기비결에 대해 그는 "기대를 안 한 것"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저 뿐만 아니라 감독님이나 출연자도 큰 기대를 안 하고 그냥 열심히 했어요. 중반쯤 시청률이 조금씩 오르면서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진 것 같아요. 처음엔 동료 배우들이나 감독님들이 기대된다고 관심을 보이셨죠. 그러더니 나중에는 시청자들도 알아보시고 사랑해 주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손현주, 김상중과 호흡을 맞춰 보고 싶어 '추적자' 출연을 결심했다는 류승수. 역시나 작품 속에서도 선배 연기자들의 소름 돋는 연기에 놀랄 때가 많았다고.

"손현주 선배님과 김상중 선배님은 이미 촬영장에서 백홍석과 강동윤 자체였어요. 평상시 밥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도 백홍석과 강동윤이더라고요. 그래서 소름 돋아요. 사람들이 좀 너무하죠.(웃음) 김상중 선배님은 꼭 대통령처럼 얘기하더라고요. 제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 연설을 듣는다면 투표 할 것 같아요. 손현주 선배님은 평상시에도 울 것 같은 쓸쓸한 표정이고요. 미니시리즈 그 나이에 하기 쉽지 않은데, 두 분의 열연이 많은 후배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셨죠."

연기 활동 틈틈이 메모했던 글들을 '나 같은 배우 되지마라'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던 류승수는 내년 쯤에도 책을 펴낼 계획이다. 현재도 '추적자' 촬영 틈틈이 느낀 것들을 잊지 않고 글로 써놓고 있다고.

"그 전에 '나 같은 배우 되지 마라'는 문서를 저장한 폴더에 임의로 썼던 제목을 그냥 책 제목으로 했어요. 지금 폴더의 제목은 '배우의 바이블'이다. 배우에게 꼭 필요한 책을 만들고 싶어요. 기록 배우일지 같은... '추적자'를 하면서 느낀 것도 적고 있죠.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것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예요. '추적자'에선 제가 아이돌이예요. 다들 연륜이 있으셔서, 내 연기를 보며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전에는 확실히 느끼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기본기를 연마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배우 류승수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결혼 내년까진 해야죠...한혜진 짝사랑했다는 소문은 오해."

어느덧 40대에 접어든 류승수에게 결혼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류승수 역시 "제가 나이가 있나봐요. 많이들 물어 보시더라고요"라고 웃으며 답변을 이었다.

"이제는 한계까지 온 게 아닌가. 결혼을 하긴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사귀는 사람이 없어요. 내년까지 못 하면 독신으로 살까도 생각 중. 앞으로 인생을 혼자 살면 어떤 인생을 만들 것이며 결혼 했을 때 어떻게 할까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결혼을 하려면 일찌감치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하하"

"이상형은 특별히 없다. 인연이란 찾아오는 것 같다"는 그에게 과거 한 토크쇼에서 한혜진을 짝사랑했다고 고백했던 일화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류승수는 뜻밖에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배우가 한 작품이 끝나면 적어도 일주일간은 몸살을 앓죠. 드라마에서 빠져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극중에서 로맨스를 하면 아무래도 배우에게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요. 감정이 몰입이 되기 때문이죠. 그것을 짝사랑으로 표현한 것인데 오해가 있었어요. 한혜진씨는 오랜 연인도 있는데 제가 방송에서 사랑한다고 얘기하면 그건 실례죠.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할 일이예요. 다음에 만나면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오해를 풀고 싶어요."

검사 최정우 역할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류승수는 앞으로도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감동이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고, 독특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를 해 보고 싶어요. 일반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달까. 예를 들어 조니뎁이 독특한 캐릭터를 많이 하잔항요.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라던지. 펠리시티 호프만이라는 배우가 보여준 트랜스젠더 역할이라던지. 그런 강한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제 종영까지 3회만을 남겨둔 '추적자'. 류승수는 큰 기대가 없이 '추적자'에 임했다면서도, 그렇지만 대충하는 배우는 하나도 없는 것이 '추적자' 촬영장이라고 말했다.

"기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충하는 배우들이 하나도 없어요. 극중 용식이라는 깡패 역할로 나오는 조재윤씨에 유일하게 애드립이 허용돼요. 그런데 그 친구가 얼마나 상황 설정을 준비해오는지. 그 정도로 다들 너무 열심히 하니까 대충할 수 있는 현장이 아니죠. 대충하면 눈의 띌 정도예요. 잠깐만 긴장을 안 하면 도태 되는 느낌이랄까. 그러니 끝까지 '추적자' 많이 사랑해 주세요. 마지막 방송까지 열연을 펼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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