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 이하 '넝쿨당')에서 윤빈(김원준 분)은 재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전해 가수로서 뜨거운 열정을 느낀다. 사실 자사에서 출격예정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힌트를 얻었다.
올 하반기에도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K4'를 비롯해 SBS 'K팝스타', MBC '위대한 탄생' 등이 재정비하고 안방극장을 대거 습격한다. 그 가운데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인 KBS 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하 '내마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음악 서바이벌'이라는 새 장르를 표방한 만큼 본격적인 첫 방송에 앞서 궁금증이 증폭된다. KBS 전진학 책임 프로듀서(43)가 수장을 맡았다. 그가 연출한 대표 프로그램 키워드로 보는 인터뷰.
◆ 키워드 1. 서바이벌
전진학 CP는 그동안 'MC 서바이벌', '출발드림팀' 등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KBS는 왜 오디션 프로그램이 없냐는 반응도 있지만 실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먼저 한국만의 서바이벌 장르를 개척했다. 선구자 역할을 했던 전진학 CP가 강력한 음악 서바이벌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프로그램 탄생은 어떻게 출발했을지 궁금하다.
"주변 매니저들의 이야기에서 시작됐어요. 기획사 혹은 개인사정으로 놀고 있는 가수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예능국에 있으면서 매니저들에게 홍보 CD를 엄청나게 받아요. 그 중에 뮤직뱅크에 한 번이라도 출연했거나 기억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분명 옥석은 있죠. 오소녀나 비스트 등 성공사례가 있기에 힘을 얻었죠."
서바이벌 이지만 경연을 통해 가요계에서 활동할 우승 팀을 선발하는 만큼 음악도 중요하다.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예선과정은 흡입력이 있었지만 생방송 무대에서 실망감을 안겼다. 전진학 CP는 '내마오'를 향한 우려를 향해 자신감을 보였다.
“콘서트 7080이나 열린 음악회를 했었기 때문에 자신있어요. 공연 만큼은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사실 KBS에는 음악 프로그램이 많다보니 음향에 노하우가 있어요. 저 역시 조연출 때부터 음악프로그램을 했기에 자신 있어요. 마냥 오디션이 아닌 완성도 높은 음악에 긴장감 높은 스토리로 ‘음악 서바이벌’이라는 장르를 개척합니다."
슈퍼 아이돌 선발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홍수처럼 쏟아졌다.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변수가 있는 만큼 면접을 진행하면서 프로그램 기획의도가 그대로 지켜졌을까. 만약 달라졌다면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슈퍼아이돌 선발이었지만 면접 당시에는 아이돌 출신은 많지 않았어요. 40대 트로트 가수도 있었고 미사리 활동가수, 재즈가수 등 다양했죠. 상상 할 수 없을 만큼의 사연들이 많아요. 처음에는 아이돌 결성이 목표였는데 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 키워드 2. 도전자
'내마오'는 단 한장의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반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가수지망생이 위주인데다 가수출신은 조미료 역할을 했다. 다시 한 번 당당하게 나선 도전자들이 궁금하다.
"40대 트로트 가수가 지원했어요. 우리는 아이돌을 뽑을 건데 괜찮겠냐고 물으니 상관없다고 했어요. 본인은 한 번이라도 무대 서보고 싶다고 했어요. 어떤 경우는 기획사 사장이랑 소속가수가 동시에 지원했어요. 알고 보니 사장도 가수 출신이었어요. 면면이 보면 왜 저 사람이 성공하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의 지원자들이 많아요."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은 최후의 1인을 선발하지만 '내마오'는 최종 5인이 속한 팀을 뽑는다. 이미 그룹에 소속된 멤버 혹은 기획사 대표라면 혹시 뜨고 변할까 위기감을 가질 만하다. 그는 '내마오'만의 시스템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면접 당시 한 명만 합격할 경우 원래 팀이 와해될 수 있다고 해도 당사자들은 우리 중 한명 만 이라도 알려지면 만족 한다고 했어요. 사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월드컵 대표 팀처럼 생각하면 되요. 최종 5인이 차출 되요. 각자 소속팀이 수익이 발생하면 각각 배분하려고 합니다. 그 설명을 들은 기획자들은 안심했어요."
이처럼 최종 5인의 프로젝트 형식의 그룹결성은 가요계에서 성공한 선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2세대 아이돌 중에 떠올랐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그룹 g.o.d를 보고 떠올랐어요. 당시 보컬인 김태우가 JYP소속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싸이더스였죠. 활동수익의 일정부분을 JYP에 나눠줬고 결국 국민가수로 성공한 케이스가 있어요. 현재는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해봤자 피처링이나 같은 소속사 식구가 많으니 실험적으로 늘려가고 싶어요."
"1차 면접에서 100명 정도 선발했고 본선에는 30명이 뽑혀요. 5명씩 6개 팀으로 본격적인 경연이 시작됩니다. 알아서 팀 짜라고 할 거고 래퍼, 비주얼, 노래 등 구성하겠죠. 빨리 결성된 팀은 드림팀이 될 수도 있겠죠. 선택받지 못한 이들끼리도 결성합니다. 제작진이 간섭하지 않는 이상 책임감을 갖게 할 거에요."
"매주 경연을 펼쳐서 심사위원 점수가 꼴찌인 팀이 나오면 이들끼리 개인장기로 다시 심사에 들어갑니다. 이때 점수가 낮으면 자동 탈락이죠. 한 팀당 팀원이 3명으로 줄어들기 전 까진 유지할거고 2명부터는 다른 팀으로 흡수돼요. 만약 지원한 팀이 안 받아 준다면 계속 내려가겠죠. 마지막은 거부 할 수 없어요. 아마 스토리가 다양하게 나올 것 같아요."
◆ 키워드 3. 출발 드림팀
전진학 CP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단골 요인인 '악마의 편집'에서 한 층 업그레이드 된 '악마의 녹화'가 될 것이라고 말해 기자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녹화를 준비하는 만큼 막강 드림팀은 구성됐을지 궁금하다.
"심사위원은 젊은 사람들 위주로 차별화 두려고 합니다. 그룹은 경험해본 사람들만이 알아요. 개개인 역량보다 팀워크가 중요하죠. 실제 아이돌 이었다면 더 애환을 잘 알거에요. 3명의 다수결보다 7명의 다수결이 더 공정하잖아요."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의 공중파 진입은 쉽지 않았다. 공중파내에서도 선뜻 찾아보기 힘들었다. KBS에서 허각과 울랄라세션이 출연하면서 물꼬가 트이는 듯 하다다. 앞으로 '내마오' 출신들이 진정한 아이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노출이 중요 할 것 같다는 지적에 그는 내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우려들도 익히 알고 있지만 KBS는 타 방송사 오디션 출신들의 출연에 있어서 관대해요.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우승팀들은 금방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참가자들이 재기를 꿈꾸는 만큼 독한 경연이 이어질 것 같다. 면접 당시 독한 기운이 느껴졌는지 묻자 전진학 CP는 참가자들의 실력과 끼가 엄청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다들 한 번 인생의 쓴맛을 봐서 그런지 무대 위에서도 잘 할 거 같아요. 개성강한 사람들이 모인만큼 오히려 성격적으로 충돌하길 바랍니다. '악마의 편집'을 뛰어 넘는 '악마의 녹화'가 될 거에요. 제작진이 일부러 편집을 고심하지 않아도 녹화단계에서부터 갈등과 충돌이 엄청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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