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추적자'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는 것일까.
17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극본 박경수·연출 조남국, 이하 '추적자')는 다른 드라마에서 보던 '통쾌한 결말'이 아닌, 어느 누구도 승리를 가져가지 않는 결말을 그려내고 있다.
결국 청와대에 입성하지 못한 유력 대선후보 강동윤(김상중 분), 죽은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노력하지만 정작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백홍석(손현주 분). 이 둘의 싸움이 누구 하나의 통쾌한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 제목을 생각해본다면 '추적자'인 홍석의 승리를 예측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상 홍석을 뿌리친 동윤은 자신의 궁극적 목적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그것이 동윤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홍석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홍석도 동윤이 얻지 못한 만큼 얻어낸 것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지난 16일 방송에서는 동윤이 홍석의 딸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와 관련된 동영상 공개 등으로 결국 대선에서 지고, 결국 살인교사 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력 대권후보이자 한때 지지율이 70%에 육박하는 등 사실상 청와대 입성을 예약했던 동윤은 결국 그를 뒤쫓던 형사 홍석과의 동영상이 폭로되면서 민심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동윤은 물론 그의 비서 혜라(장신영 분)와 측근까지 체포되는 등 동윤의 대권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승부는 사실상 홍석에게로 기울어진 상황이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홍석은 이에 대해 오히려 덤덤한 모습이었다. 단지 죽은 자신의 딸 수정(이혜인 분)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판사에게 호소하려 했다. 홍석을 변호한 최정우(류승수 분)는 홍석이 수정의 누명을 벗기게 하기 위해 했던 위법적 행동들은 결코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홍석의 입장은 달랐다.
기나긴 싸움에 지쳤던 것일까. 그저 수정의 억울함을 달래주기 위한 것일 뿐이었는데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던 것을 생각해보니 홍석 입장에서는 그저 지금의 상황이 허무하게 느껴질 뿐이다.
강동윤과 백홍석, 이들이 진심으로 웃는 모습을 보기란 힘들 것 같다. 자신의 악행을 덮고 대통령 당선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동윤에게 서회장(박근형 분)이 건넨 비행기 티켓과 지수(김성령 분)의 눈물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또한 결국 딸의 죽음은 물론 억울함까지도 되돌리지 못한 채 아내의 죽음과 법정살인으로 인한 피의자 신분이 된 홍석에게도 동윤의 대선 패배와 체포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결국 모두 자신의 얻고자 하는 것을 얻는 데 실패한 이 두 남자의 이야기는 17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추적자' 홍석의 누명과, 그의 딸 수정의 억울함이 풀어지는지의 여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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