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그룹 팬텀 "뮤비 사전등급분류, 시대착오적"

윤성열 기자  |  2012.08.09 15:54
팬텀 한해(왼쪽부터), 산체스, 키겐 ⓒ사진=임성균 기자


신예 힙합그룹 팬텀(키겐, 산체스, 한해)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서 오는 18일부터 시행하는 뮤직비디오 사전 등급분류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오는 16일 첫 번째 미니앨범 '팬텀 씨티(Phantom City)'로 정식 데뷔하는 팬텀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창작물도 사전 심의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팬텀의 리더 키겐은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있듯이 판단은 후에 하는 것이 맞다"며 "대중에게 오픈되기 전에 소수의 어떤 사람들에 의해 검열을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대중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이 먼저다"며 "이후에 돌을 던지든 욕을 하시던 판단은 대중의 몫이다. 먼저부터 그것을 막아버리면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는 문을 미리 잠그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팬텀은 지난해 11월 첫 싱글 '얼굴 뚫어지겠다'를 발표했다. 당시 공개한 티저 영상은 여성의 머리에 총알이 관통하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으로 잔혹성 논란이 일었다. 이 영상에 대해 팬텀은 "거대한 농담과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산체스는 "사실 이 영상에 대해 처음 아이디어를 낸 게 나였다"며 "당시 고어 물에 빠져 있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감독님을 설득했다. 이런 콘텐츠도 향후 사전 심의로 문이 막히게 된다면 예술에 큰 제한을 두는 셈"이라고 전했다.

키겐은 "작품에서는 사람을 때릴 때도 다 이유가 있다"며 "당시 영상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에겐 거대한 농담과 같았다"고 말했다. 키겐은 사전심의는 불합리한 제도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의 관료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 생각한다"며 "이런 테두리 안에 있으면 결코 좋은 창작물이 나오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막내 한해는 "어느 정도 '필터링'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너무 협의 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다"며 "이번 심의에 대해서도 아티스트들과 충분한 대화가 이뤄져야한다"고 전했다.

팬텀은 인기 프로듀서 김도훈과 브랜드뮤직의 수장 라이머가 의기투합해 제작한 3인조 힙합 유닛이다.

리더 키겐은 '하이브리파인'으로 활동하며 김형준, 버벌진트, 김진표 등의 타이틀곡을 프로듀싱해 실력을 검증 받았고, 산체스는 버벌진트의 '충분히 예뻐'에서 피처링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한해는 힙합 아이돌 블락비의 원년 멤버로 랩과 노래가 동시에 가능한 실력파다.

한편 피겨퀸 김연아가 등장한 맥주 CF 배경음악 쓰여 화제가 된 '아이스'도 담긴 팬텀의 첫 미니앨범은 타이틀곡 '버닝(Burning) 등 수록곡들의 모든 음원을 16일 공개하며, 이날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데뷔 무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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